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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Feb 18. 2021

그쪽의 날씨는 따뜻한가

친구가 얘기해줘서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광고회사 다니던 20대 여성, 한 달 알아보다 대출 4천만원 받아서 피자가게를 인수했다.
주말없이 하루 14시간을 일하고 매장 간이침대에서 잠을 잔다. 전주인이 말한 매출을 순진하게 믿었던 댓가를 호되게 치르는 중이다. "그런 걸 왜 거짓말 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박스 주으러 다니는 할머니에게 그동안 따로 모아둔 박스들과 용돈 1만원을 준다. 그러면서 할머니 삐쩍 마른 몸을 보면 눈물이 난다며 눈시울을 훔친다.
"저도 빚쟁이고 신용불량자 될까봐 걱정되지만 만원 없다고 당장 굶어죽지는 않잖아요."
정작 직접 배달을 다니면 3500원을 벌 수 있어 전혀 힘들지 않다고 하는 그녀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한 여성 환자는 몹시 화가 나 있다. 그런 그녀의 귀에 이어폰을 씌워주고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를 들려주자. 그녀는 일어서서 춤을 춘다. 그녀는 지난 2년 동안 보조기 없이는 혼자 걸은 적이 없었다.
현재 미국의 치매환자 보호 의료시설에서는 음악치료를 채택하지도 않았고 병원행정은 이를 뒷받침할 의지나 위험을 감수하려들지 않는다. 그런 환자들의 변화를 보며 사회복지사는 스스로 감동받고 자신의 소임이 갖는 의미를 생생하게 확인한다. 그는 계속 기부를 요청해서 한 정신과 의사와 함께 이 음악치료 프로젝트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자원봉사중인 미국의 한 사회복지사 얘기다.

대기업 유통회사에 다니는 지인을 만났다. 의류나 가방을 담당한다.
작년 등산복과 등산가방 매출이 늘었단다. 코로나 영향이다. 중저가 핸드백 판매는 어렵지만 명품백 매출은 늘었다고 했다. 품목을 막론하고 명품의 매출은 늘어나고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운 가운데 홈쇼핑 부문만 흑자란다.명품이 차츰 홈쇼핑에 더 많이 선보이게 될 거란 전망도 했다.
부자는 경기에 아랑곳하지 않는데 택배기사들만 고되게 됐다. 편리해지는 세상은 언제나 강자의 몫일지도 모른다.

말일이 다가오니 걱정부터 앞선다. 임대료부터 이것저것 빠져나가야 할텐데 어느 윗 돌을 빼서 아랫돌에 괴야할 지 난감하다. 자동이체 등록을 하면 기한을 설정한다. 들여다보니 가장 길게 설정한 항목이' ooo의 집'이다.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기한을 재설정할 때까지 살아있으면 장수한 것일테고 죽었어도 호상이다.
수녀님 몇 분이 결손가정이나 고아들을 키우는 집이다. 이번 겨울은 따뜻하게 나고있는지 모르겠다. 모두를 수용할 만한 넓은 집이 잘 없기도 하려니와 2년마다 오르는 월세를 감당못해 자주 쫓겨다녔다.
달동네라도 버려진 땅이라도 구해 정착할 수 있으련만 한해 전 알아봤던 부동산 시세로는 어림도 없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전국 2인 이상 비농림어가구 대상)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55만원, 사업소득은 28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7%, 8.1% 감소했다.
반면에 소득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744만원으로 1년 전과 비슷하고 사업소득은 194만원으로 5.4% 늘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부의 분배도 매우 악화됐다. 경기회복이 ‘K자 양극화’ 양상을 보이면서 가계, 기업, 업종 사이에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작년에 ‘사랑의 열매’가 모금한 기부금은 전년대비 23%가 늘어난 역대 최고 8462억원이었다.

우리가 우리를 돌봐 줄 수 밖에 없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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