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부산

by 문성훈

팩키지 여행은 꿈도 안꾸는데 흡사 매일매일 스케쥴에 맞춰 움직이는 것 같다. 물론 이런 팩키지 여행이라면 굳이 사양할 이유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 날 아침. 6시에 일어나 2시간 정도 반신욕을 하고 짐을 꾸려 숙소를 나왔다. 선배님은 8시 30분에 데리러 오겠다고 하셨다.
아침은 기장에서의 전복죽. 늘 대기줄이 늘어서있는 식당이라는데 운좋게 바로 자리가 났다. 아침 시간인데 빈 자리가 없다. 먹어보니 그 이유를 알만하다.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또 한참을 달린다. 작년에도 왔었던 커피숍이다.
한켠에 '더 무빙 카라반'이 들어섰다. 캠핑인구 증가에 편승한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된 것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물멍에 빠져드나 싶었는데 또다시 이동이다.

금정산에 있는 선배님 농장으로 간다. 정상 부근 편백과 맹종죽, 각종 약초가 심어져 있다.
밤나무 아래 저절로 터진 밤송이가 지천이다. 선배님은 알밤을 주워 내 양쪽 호주머니 가득 담아주신다. 그렇게 무성한 풀밭을 헤치고 한바퀴 휘이 돌아보고 약수 한 사발 들이키니 오후 1시 30분이다. 기차는 3시 20분 출발이다. 여행객 불러모으듯 당신 차에 태우고선 거침없이 산길을 내려간다.

혹시 길이 막힐지 모르니 조금 일찍 역으로 가는 줄로만 알았다. 도착해보니 명륜동이다. 금정산에 오를 때마다 들리신다는 고기집이다. 고기도 연한데 그보다 된장찌개를 먹어보라고 하신다. 역시 탄성이 절로 나오는 맛이다. 고기를 더 먹여보내야하는데 시간이 촉박해 그럴 수 없다며 아쉬워하신다. 다음에 다시 오자신다.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3시에 부산역에 도착해 서울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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