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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훈 May 04. 2019

제대로 알자.풍수지리...5

침실

방문객이 주인의 허락에도 불구하고 왠지 열어보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공간이 있다면 침실이다. 그 중에서도 부부가 머무는 안방격의 침실이다. 그런데 나같은 60년대생에게는 '침실'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불리는 '안방'은 단순하게'잠자는 방'이거나 '침대가 놓인 방'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돌아가신 선친이 최초이자 유일하게 소유했고 여지껏 당신의 소유로 남아있는 부동산이 지금의 고향집이다. 처음에는 안방과 부엌딸린 작은 방과 미닫이 문짝으로 구분된 일본식 관사였는데 십여년 세월이 흘러 내가 입대를 앞둔 휴학생 신분일때 그 땅에 새로 지은 양옥집이 지금의 모습이다.

그때를 추억해보면 안방은 저녁에 가족들이 돌아와 TV앞에 모이면 거실이었고,밥상이 놓여지면 식당이었다. 한번은 도둑이 들었다 혼비백산 달아나며 걷어찼던 물건이 요강이었던걸 보면 화장실을 겸하기도 한게 분명하다.
이렇듯 한국적 생활방식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던 안방은 지금에 이르러 수면과 부부만의 사적인 공간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런데, 사람이 사는 곳에 관한 풍수를 일컫는 양택풍수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이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관과 거실에서도 그러했지만, 이렇듯 다양한 얼굴을 한 침실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공간을 분별하고 정의해야할지 더욱 난감한게 사실이다.
그래서 실내풍수에 대해서는 깊이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건 나선 걸음이니 침실에 관련해서 언급된 사항들을 추려보자.  

1. 사람마다 길한 방향과 색깔이 다르다. 거주자의 생년, 성별에 따라 길한 방향이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방향에 따라 침실을 배치하고 페브릭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방, 현관, 거실 등과 떨어져 있는 위치에 침실을 두는 것이 좋은데 물이 흐르는 화장실이나 주방은 사람의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침실에 딸린  화장실이 있다면 변기 뚜껑을 닫아두는 것이 좋다.

3.침실에는 되도록 옷장, 농, 궤 등을 두지 않고 침대 바로 앞에 거울을 두면 애정운이 나빠지니 둬서는 안된다.

4.화장실 방향으로 머리를 두지말고 출입문에서 바라볼때 안쪽에 부인이 자는 것을 삼가해라.

5.침실에는 반드시 창문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창문 가까이 머리를 두면 기의 충돌이 생기니 삼가해야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지침과 금기를 내 식으로 풀어 보겠다.

1.길한 방향을 알기위해 풍수전문가를 찾아 건축하지 않는 다음에는 침실, 특히, 안방은 대개 거실의 큰 창 방향 즉,남향일 경우 남향, 동향일 경우 동향을 바라보게 마련이다.즉 선택이 그리 자유롭지는 않은데 아무리 자신에 맞는 향이라지만 오후 볕이 강한 서향이나 겨울을 나기 힘든 북향으로 침실을 배치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커텐.침대보같은 페브릭과 벽지 컬러는 철저히 개인 취향이라본다.

2.건축설계상 현관과는 당연히 멀리 배치될 수 밖에 없고,주방,거실등과 구분되는 것도 상식이다.다만 침실에 딸린 화장실의 출입문이 침대에서 정면으로 마주하거나 침실 출입문과 맞보게 하지는 않는다.
화장실문이나 변기뚜껑을 닫는 것은 위생적으로도 당연하고,에티켓이다.

3.현대 주거 트랜드를 보면 옷장은 드레스룸으로 농,궤는 붙박이장으로 대체되니 복잡하게 가구로 들어찬 침실은 보기도 힘들 뿐더러 이사가 잦은 현대인들이 지양하는 바다.

4.침실 안쪽이면 대개 창문쪽이니 외풍이 들 가능성이 높은 쪽에 여성을 재워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자녀가 있는 경우 안방문을 열고 찾는 이는 아빠가 아니고 엄마이며, 아침 잠을 깨우고 아이들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엄마다. 당연히 바깥쪽 출입이 편한 쪽이 여성 몫이다. 더구나 잠자는 동안 화장실 사용빈도가 높은 측도 경험상 여자다.

5.창문이 없는 침실은 예전 안기부의 남영동 대공분실이거나 지하사우나 수면실과 마찬가지다. 통풍이 잘되고 낮에 햇빛이 들어와야 정신이 맑아진다. 창측에 가까이 머리를 두면 외풍의 영향을 받으니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것이 건강에도 좋다.

이렇듯 인테리어에 있어 풍수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생활의 편리나 과학적 합리성에 부합한다. 풍수에 따라 인테리어가 발전한 것인지, 인테리어의 경향에 풍수가 근거가 되고 있는것인지는 닭과 달걀의 경우처럼 어느것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6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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