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손잡이

"당신의 거친 손에 보드라운 바세린을"

by 별담


버스손잡이

전 오늘도 어김없이,
오색 빛 옷을 입고
도심 속 여행을 떠납니다.

창밖으로는,
세상이 보여주는
작은 영화 한 편이 계속 흘러나오죠.

한 분, 또 한 분—
여행을 함께하는 분들이 늘어날 때면
전 가슴이 뛰기 시작해요.

목적지는 다 다르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오늘도,
당신이 찾아왔네요.
반가워요.

‘덜컹덜컹’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혹시 넘어지진 않을까,
저는 당신의 손을 꼭 잡아줍니다.

당신은 저에게 온몸을 맡긴 채,
핸드폰 속 세상에
맘껏 빠져들죠.

그런데요, 당신—
버스 안에서 따스한 손길로
절 잡아주는 것처럼,
세상 곳곳에도
당신을 위한 손잡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거, 아시나요?

그걸 모르시는 분이
참 많은 것 같아
조심스레 말씀드려요.

가까운 지인이 될 수도 있고,
매일같이 마주하는 가족일 수도 있어요.

저한테는 아무렇지 않게
손을 내밀면서도,
밖에선 힘겨운 외줄타기를 시작하잖아요.

그러지 마세요.
힘이 들거나,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당신이 잡을 수 있는 손잡이는
이미 주변에 참 많답니다.

저처럼 화려한 색이 아니어서
눈에 잘 띄지 않을 뿐이에요.

오늘은 다른 생각 말고,
조용히 앉아,
나만의 손잡이,
내 편을 한번 찾아보세요.

생각보다 많을 걸요?

그리고,
당신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사람에게
살며시 손을 내밀어 보세요.

아마도,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줄 거예요.
그리고 당신의 거칠어진 손에,
보드라운 바셀린까지 발라줄지도 몰라요.

손 내밀어 봐요.
그 순간부터—
우주의 온기가
당신을 감싸줄 거예요.

분명,
그럴 거예요.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