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인형

"더 가까이 와요, 제가 꼭 안아드릴께요."

by 별담


곰인형

게으름 하면 바로 저.
몸집부터 남다르답니다.

매일같이 푹신한 소파에 누워,
혼자만의 사색에 잠기곤 해요.

가끔은 당신이 저를
침대에 데려다 놓기도 해요.
그땐 포근한 이불 속에서
달콤한 낮잠을 자기도 하죠.

저녁 7시.
당신이 올 시간이군요.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건,
생각보다 꽤 지루하답니다.

‘딸그락’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

환한 빛을 머금은 당신이 들어오면,
저는 환한 얼굴로 퇴근을 축하해요.

그리고 어김없이
당신은 제 품에 몸을 던지죠.

오늘 하루, 고생 많았다고
저는 당신의 등을 토닥여줍니다.

당신은 일곱 살 아이처럼
저에게 하루를 털어놓아요.
직장에서의 소소한 이야기,
속상했던 에피소드들…
폭풍처럼 저에게 쏟아내죠.

“일단 좀 씻고 와요.”
해도, 들은 척도 않죠.

그래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오늘은 우리, 뭘 하며 놀까요?
요즘 재미있다는 드라마 정주행 해볼까요?
지난주엔 슬픈 영화 보며
같이 눈물도 쏟았잖아요.

아니면, 당신이 읽다 만 소설책으로
마음의 양식을 좀 쌓아볼까요?
(사실 전 책은 별로지만, 오늘은 양보할게요.)

불금이잖아요.
제가 당신을 위해 하루 종일
체력을 충전해 놨거든요.

내일은 달콤한 주말이니까,
오늘 밤은 아무 생각 말고
제 품에 안겨 푹 쉬어요.

더 가까이 와요.
제가 꼭 안아드릴게요.

고생했어요, 당신.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