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드퓨처 Jul 21. 2022

퇴임 임원에게도 박수를


지난 주말, 이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선배 임원분과 저녁 식사를 했다. 소주 몇 잔을 들이켠 선배 임원께서 갑자기 나보고 "선배님" 하는 거였다.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먼저 퇴임해서 재취업까지 했으니 선배님이 아니고 뭐냐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럴듯했다. 이어, 곧 있을 임원 평가를 앞두고 내심 초조하다는 얘기를 하며 또 한잔을 들이켰다.


보통 10월에 임원 평가를 한다. 그리고 연말에 집에 갈 분들을 선발(?)한다. 지금이 7월 중순이니까 두 달 남짓 남은 기간 마른 수건 짜내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그렇게 하는 분들일수록 가장 먼저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더 이상 짜낼 성과도 없을뿐더러 나 혼자 살자고 부서원들을 사지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그런 부서의 조직 문화가 온전할 리가 없다.


반대로, 의연하게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분들은 롱런한다. 그런 분일수록 부서원들이 믿고 따르기 때문이다.

   

선배 임원께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잘해 오셨으니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차분히 하던 대로 하시라고 말이다. 리고 혹시라도 위기가 오면 "아, 이게 기회구나."라고 생각하시라고.


제일 쓸데없는 것 중 하나가 퇴임 임원 걱정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다. 임원에서 잘렸다고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한다. 그래서 퇴임 임원 모임이 그렇게 끈끈한가 보다.


생각해보면, 직급에 상관없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물러나는 사람은 당연히 수고했다는 말을 들을 자격이 있다.


기엔 퇴임 임원도 당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올해 말에 퇴임할 임원분들께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그리고 이 순간이 나중에 봤을 때 전화위복의 기회였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긍정의 세 부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