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은 근래 내가 읽은 책 중에 가장 특이한 책이다. 모든 사람들이 겪게 될 생의 마지막 여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죽음의 과정부터 사후 검시, 장례식과 애도로 이어지는 삶 전체의 여행을 추적하고 묘사함으로써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이 화두는 곧 삶의 소중함으로 귀결된다.
"이것만은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죽음 직전의 시간과 죽음 뒤의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요."
"사실 죽음은 너무 멀리 있었습니다. 그건 언제나 다른 사람의 죽음일 뿐, 단 한 번도 당신의 죽음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당신은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확실한 사실을 보지 않고 회피해 왔습니다. 우리 모두가 죽어간다는 사실 말입니다."
"큰 사람, 작은 사람, 젊은이, 뚱뚱한 사람, 마른 사람. 모든 이들이 똑같이 죽어 있습니다. 그저 오늘 그들의 테이블 위를 거쳐 가는 시신일 뿐입니다."
삶이 고단하고 뭔가 답답할 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는 순간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