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엔, 30여 년간 베스트셀러로 살아온 글쓰기 달인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멋진 문장을 구사한다고 해서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다. 읽는 사람이 글쓴이의 마음과 생각을 느끼고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써야 잘 쓰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표현할 가치가 있는 그 무엇을 내면에 쌓아야 하고, 그것을 실감 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사실상 이 한 문단이 이 책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글이든 말이든 소통하려면 이성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말하고 쓸 줄 알아야 한다고 얘기한다. 그러려면 논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주장은 논증의 대상이 되어야 하지만 취향은 논증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귀걸이는 괜찮고 피어싱은 미친 짓이라고 주장하는 독일 보수주의자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를 들은 한 진보적인 독일 친구가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귀걸이는 괜찮고 피어싱은 안 되는 이유가 뭔가? 다 같은 장신구인데? 여기에 보수주의자는 논리적인 대답을 못하고 결국 사과하고 자신의 말을 취소한다.
처음부터 "난 피어싱은 괜히 싫더라"라고 자기 취향으로 얘기했으면 논증의 대상에서 벗어나 존중을 받았을 말이, 주장이라는 형태로 표현되자 논증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논리적이지 못하자 철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쯤에서 나의 취향도 한 번 얘기하고자 한다.
난 유시민 작가 스타일의 글이 너무 좋다. 그저 나의 취향이다. 논증은 필요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글쓰기의 철칙을 보자.
글쓰기의 철칙 1
1.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주제가 분명해야 한다.
2. 그 주제를 다루는 데 꼭 필요한 사실과 중요한 정보를 담아야 한다.
3. 그 사실과 정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
4. 주제와 정보와 논리를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글쓰기의 철칙 2
쓰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즉,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서 아는 게 많은 사람도 글을 많이 쓰지 않으면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논리적 글쓰기를 위해서 전략적 독서를 권하고 있는데, 추천도서로 박경리의 토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소개하며 열 번 정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가지치기 독서의 대상이 생겨서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다. 얼른 읽어봐야겠다.
이외에 다양한 독서법, 글 쓰는 법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데, 실제 잘 못 쓰인 예문을 들어 작가가 직접 수정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글쓰기에 꽂힌 요즘 내겐, 가장 와닿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