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드퓨처 Jun 22. 2021

골프에서 OK란 찐 공감에서 나오는 배려의 외침이다

골프 예절에 대해


골프에서 OK란 컨시드라고도 하는데 “홀인 한 걸로 해줄게” 란 의미이다. 즉, 홀컵에 조금 못 미쳤을 때, 다음 퍼팅 시에는 들어갈 확률이 높으니 치지 않고 들어간 걸로 해주는 것이다. 대신 1타를 더한다. 예를 들어 파 4 홀에서 3 온에 1 퍼팅 후 OK를 받으면 총 5타가 되어 ‘보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추어 또는 일반인 라운드에만 사용된다. OK를 받는 당사자에게는 일종의 보너스이자 동료들에게는 시간이 절약되는 장점이 있다.


물론 여기에는 원칙이 있다. 동료 모두가 OK를 주는데 동의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 명이 “OK”를 외치면 나머지 동료들도 모두 동의하는 게 불문율이다. 과연 1 퍼팅에 홀인 할 수 있는지 거리나 실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럼 OK를 주는 기준은 뭘까? 홀컵에서의 거리가 기준인데 보통 퍼터의 길이보다 짧으면 OK를 주는 게 일반적이다. 그 정도는 홀인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상이 걸린 아마추어 대회나 일반인들의 내기 골프 등에서는 신중하게 결정하겠지만,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대개의 경우 배려와 감사가 어우러지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OK가 울려 퍼진다. 그런데, 간혹 낯선 분위기가 연출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 봄에 갔던 한림용인 CC이다.


첫째, OK를 받은 사람이 OK는 감사히 받겠지만 한 번 퍼팅을 해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어떤 심리일까? 동료들이 주는 보너스는 챙기되 시간은 다 쓰겠다는 건데, 살짝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OK를 받지 않고 퍼팅을 하던지, OK를 받았으면 퍼팅은 생략하던지 택 1 해야 한다.


째, 비교적 먼 거리인데 OK를 주는 경우이다. 지나친 배려는 간혹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시간이 없으니 거리 상관없이 그냥 홀인 한 걸로 합시다.”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당신의 퍼팅보다 경기 시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시간에 쫓겨도 일관된 룰을 적용해야 한다.


셋째, 나는 충분히 가까워서 OK를 받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도 OK를 외쳐주지 않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진지하게 자신의 지난 플레이를 돌아봐야 한다. 동료들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게 하진 않았는지, 혹시 예의에 어긋나는 언행을 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이쯤에서 OK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OK란 단지 시간 세이브를 위한 암묵적 봐주기가 아니다. 나는 OK란 그날 플레이 멤버들 간의 찐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배려의 외침이라고 생각한다. 즉, OK를 받는 사람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플레이에 대한 따뜻한 보상을 받는 것이다. 주는 사람 역시 나와 동료를 배려해 준 파트너에게 기쁜 마음으로 OK를 베푸는 것이다. 이럴 경우 위에 언급한 세 가지의 낯선 경우는 생길 이유가 없다. 그저 훈훈하고 따뜻한 OK의 외침만 있을 뿐이다.


요즘은 골프의 대중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으며, 소통과 네트워킹의 한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개 친목 도모가 목적이다. 누가 잘하고 스코어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넓은 그린 위에서 교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격이 없는 사이일수록 파트너를 고객으로 생각하고 성의껏 배려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래야 훈훈한 분위기의 OK, 즉 배려의 외침을 받을 수 있다. 모 기업의 광고에 있었던 “고객이 OK 할 때까지~”라는 표현이 생각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짬짜면을 먹으면 안 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