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박사과정에 들어갔을 때 얘기다. 지도교수님께서 갑자기 종이 한 장을 꺼내시더니 미래 이력서를 쓰라는 거다. 알고 보니 꿈꾸는 미래를 이력서라는 형식을 빌려 그려보라는 교수님의 큰 그림이었다.
단, 조건이 있었다. 매우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몇 년간 어디서 뭘 하고 그다음엔 또 어디서 어떤 포지션으로 무슨 일을 하고 등등 말이다. 너무 구체적이어서 쓰고 있노라면 마치 실제 그렇게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그렇게 쓴 이력서는 교수님과 주기적인 면담을 통해 점검하곤 했다. 나는 회사를 다니다가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조금은 남 달랐던 것 같다. 그래서 미래 이력서에도 절박함이 묻어있었다. 20년이 흐른 지금 미래 이력서대로 살아가고 있을까? 다행히 얼추 비슷하게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때는 숙제로 알고 억지로 썼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교수님께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걸 보니 미래 이력서가 내게 큰 동기부여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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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저서 '당신의 무기는 무엇인가'에 목표의 5가지 특징이 나온다. 즉, 목표는 명확해야 하며, 성취 가능해야 하고, 가치성을 가져야 하며, 구체적이어야 하고, 시간제한적이어야 한다고 씌어있다.
그렇다.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노력과 계획도 구체적이게 되어, 결국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가치를 가져야 한다. 돈보다 값진 가치를 떠올릴 때 가슴이 뛰지 않을까? 그리고 정해진 시간 안에 이뤄야 한다. 인생은 유한하니까.
실제 이력서에선 볼 수 없는, 여러분들만이 간직할 미래 이력서 한 장씩 써보시기를 추천드려 본다. 꿈은 꾸는 자에게만 현실화된다는 걸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