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자유를 위한 행동지침서
주여,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한 마음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그 둘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평온을 비는 기도>이다. 이 유명한 격언은 20세기 초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가 쓴 기도문으로 『엥케이리디온 Encheiridion』의 첫 구절에서 온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 구절은 익히 알아도, 『엥케이리디온』 은 생소할 것이며 에픽테토스라는 철학자의 이름 또한 생소할 것이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학파 철학자이다. 그는 선천적으로 몸이 허약한 노예였다. 운 좋게 너그러운 주인을 만나 스토아 철학에 대해 배우게 되었고, 이후 자유 시민이 되어 젊은 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쳤다.
『엥케이리디온』은 『담화록』을 요약한 지침서이다. 에픽테토스는 생전 어떠한 글들도 남기지 않았다. (그의 롤모델 소크라테스처럼)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그의 말들은 제자 아리 아노스가 기록해 놓은 것이다.
『엥케이리디온』은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 중세 기독교인들, 아우렐리우스 황제, 애덤 스미스, 토머스 재퍼슨, 톰 울프 등…이 책의 저자 마시모 피글리우치 또한 그에게 매우 감명을 받아 이 책을 쓴 것이다. 그렇다면 에픽테토스의 철학은 다른 스토아 철학자들과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그의 가르침은 현대의 우리들에게 어떤 깨우침을 줄 수 있을까?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에픽테토스의 통찰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1,000년이 훨씬 더 지난 뒤에도 스토아주의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은 스토아주의가 본질적으로 실용적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p19
스토아주의의 4대 덕목은 실천적 지혜, 용기, 정의, 절제이다. 이에 더해 에픽테토스는 혁신적인 철학을 도입했다. 그것은 '역할 윤리학' 이다.
에픽테토스가 스토아주의에 불러일으킨 혁신 중 하나는 정교한 ‘역할 윤리학’을 만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인생에서 맡는 여러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윤리학에 접근하는 방식을 말한다. -p31
현대인의 고통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집착’ 일 것이다. 원하는 것을 건강하게 추구하는 것 이상의 비이성적인 욕망. 문제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에 집착을 한다는 것이다. 연인 관계, 친구 관계, 돈, 명예 같은 것들이 그렇다.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은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의 결과 대해 집착함으로써 그것의 결과를 우리 탓으로 돌려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이 힘을 쏟아야 할 것 과 결과에 맡겨야 할 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면 그러한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선택과 집중의 문제이다. 활로 과녁을 맞힐 때 우리가 목표로 두어야 할 것은 과녁을 명중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 내에서 최선의 화살을 쏘려고 노력하는 것이어야 한다. 시위를 벗어난 화살은 돌풍에 의해 과녁 바깥으로 튕길 수도, 과녁을 맞출 수도 있다.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있고, 어떤 것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없습니다. 생각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의견, 동기, 욕구, 반감 등 우리 자신이 하는 것들입니다.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몸, 재산, 평판, 직장 들 우리 자신이 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엥케이리디온
이 책은 3부로 구성이 되어있다.
1부는 스토아 철학에 대한 간단한 개론. 2부는 그에 따른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한 실천 지침. 3부는 그의 해석과 원전의 차이점을 기술한 것이다.
피글리우치는 에픽테토스의 『엥카이리디온』을 기본으로 현대에 맞게 수정, 보완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새로운 스토아 철학을 제시하는, 스토아주의 2.0이다.
고전을 읽는 것은 왜 중요할까? 옛 현인들의 역사 속에서, 현재에도 반복해서 나타나는 현상을 타파할 방법, 깨달음을 찾을 수 있기 때문 일 것이다. 하지만 고전이 지루하고 어렵다면 아마도 공감이 되지 않는 낡은 말씀이 우리에게 울림 주지 않기 때문 일 것이다. (그렇다고 절대 쓸모가 없지는 않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스토아 철학 역시 계속 변화한다.)
과거와 현재 우리 삶의 모습은 너무나 달라졌고, 그들의 말씀이 아무리 삶의 큰 통찰을 지니고 있더라도 현대인에게 가 닿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일까? 때문에 이러한 현대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행동지침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마음과 노력과 시간을 쏟으면 결국 괴로워하거나 질투하거나 실망하게 될 뿐입니다. 더 나아가 변덕스러운 행운의 여신에게 의지하는 꼴이 됩니다. 그러나 온전히 개인의 몫인 것들에 집중하면 어떤 일이 닥쳐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그 누구도 질시하지 않고, 우주의 섭리에 좌절하지 않고서 평온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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