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도 나중에 마당에서 흙을 주무르며 매미소리를 따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맴맴맴맴-. 할미는 매미처럼 아프게 운다. 나무가 아파한다 나무가 노래 부른다 할미도 따라 부른다.
아이처럼 해맑게 고통의 노래를 부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기억의 필름을 무작위로 편집한 영화처럼 당신의 인생을 훑어내겠지요. 지켜보는 관객은 이 불친절한 영화에 당황합니다. 아이역할을 맡은 노인 배우를 생경하게 바라보다가 눈물을 흘릴지도요.
오랜 후에 혹은 가까운 미래에서 나도 온밤내 흐르는 시계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건전지를 빼놓을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그게 병이라고, 치매라고 합니다만 아니요 저는 영화를 만드는 중인데요. 그때부터 편집을 시작하는 겁니다. 일생 동안 찍어 놓은 장면들을 편집합니다. 그리고 상영회를 시작하는 겁니다. 매번 언제 시작할지 모르겠으나 마음에 드는 장면들을 모아 보여드리겠습니다. 관객은 다섯명 네명 세명 두명 한명 점점 줄다가 매번 울던 관객도 사라지고 흰벽에 좁은 침대에 간호사의 절규와 베이비파우더 냄새 가득한 극장에서 관객도 없이 상영회를 시작합니다. 마지막 상영에는 비교적 많은 관객들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것 또한 무명의 감독이자 편집자이자 배우인 나에겐 크나큰 행운이라 별 기대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멋진 영화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조금 부끄러워도 순수한 영화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생을 마무리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