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준의 산문집

by 유월

글을 읽다 몸이 밑으로 훅 꺼지는 기분을 느낄 때가 있는데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그 순간을 다시 더듬어 보아야 한다


몸의 절반은 봄 같고 남은 절반은 겨울 같은 여자와 시인은 남해에 있었고

그때 음악은 산울림의 안녕이었을 것이고

나는 밤새 술을 퍼마시다 헛헛하게 돌아가는 길이었고 가게를 나오며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두고 나오는 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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