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치와 이아파 마왕

양치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이야기

by 박진우

아빠가 조용히 말씀하셨다.

“이제 때가 된 것 같구나. 오늘은 이를 뽑아야겠네.”
드디어 그날이 온 것 같았다.
며칠 전부터 흔들리던 이가 더는 버티지 못하는 듯했다.

“하나, 둘, 셋!”
내 이가 똑! 하고 빠졌다.
“아빠, 이 빠졌어!”
아빠는 빠진 이를 조심스럽게 휴지에 싸며 말씀하셨다.
“베개 밑에 넣어 보렴. 요정이 가져갈 거야.”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진짜 요정이 가져가면 어떡하지?’


그날 밤, 나는 꿈을 꾸었다. 아니, 꿈이 아니라 진짜인 것 같았다.

눈을 떠 보니 요정이 와서 나와 빠진 이를 데리고 멀리 있는 성으로 데려갔다.
나는 몸집이 작아졌고, 반짝이는 갑옷을 입고 있었다.

앞에 있던 친구가 힘차게 외쳤다.
“병사 튼치, 도착했습니다!”
“튼치…? 자기 전에 빠진 내이잖아!”

맞다. 빠진 내 앞니, 튼치는 요정 왕국 ‘치아국’의 성벽 위에서 충치 군단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병사가 되었다.
“여긴 아이들에게 빠진 이들만 들어올 수 있는 치아국의 병사들이야.”
튼치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난 너랑 있을 때 하루도 빠짐없이 양치했어. 그래서 선택받은 거야.”


그때였다.
멀리서 먹구름이 몰려왔고, 검은 충치 깃발이 휘날리며 무시무시한 충치 세균들이 몰려왔다.
충치 마왕 ‘이아파’가 이끄는 충치 군단이 성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으하하! 초코칩 대포, 젤리 슬라임, 콜라 폭탄, 모두 쏴서 성을 녹여 버려라!”

성벽이 흔들리고, 대충 닦은 이들은 차례로 무너져 내렸다.
“나… 대충 닦였어…”
“치실은 한 번도…”
그들이 쓰러질 때마다 충치 세균들이 성 안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튼치는 반짝이는 칫솔검을 힘차게 휘두르며 외쳤다.
“나는 튼치! 하루 세 번, 3분씩 양치하는 진짜 튼튼한 이다!”
그의 검은 젤리 슬라임을 썰고, 콜라 폭탄을 막아냈다.
튼치 옆에는 송곳니 치실 화살 부대와 어금니 자일리톨 포탄 중대도 함께 싸웠다.
치실 화살, 불소 방패, 자일리톨 포탄!

성은 다시 희망으로 빛났고, 충치 마왕은 분노했다.
“이럴 수가! 이렇게 잘 닦인 튼튼한 이들이라니… 단 것을 먹고 양치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는 사라지며 외쳤다.
“양치 안 한 이가 치아국에 오면… 그땐 우리가 이긴다! 이아하하!”


아침이 되었다.
나는 잠에서 깨어나 무의식적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며 말했다.
‘튼치… 정말 멋있었어.’
그리고 칫솔을 들었다.
오늘도 튼치가 어딘가에서 싸우고 있을 테니까.



생각해 보아요

이야기 속에서 충치 세균들이 무서워한 건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