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말을 거두는 일]
나는 말이 많았다. 떠오르는 생각을 거의 다 입 밖으로 꺼냈다. 그것이 과시였는지,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어쨌든 나는 생각이 떠오르면 참지 못했다. 내 평판에 해가 되지 않을 것, 상대와의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을 것. 그 두 가지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그 선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좁았다. 불필요한 다툼이 꽤 있었다. 내가 먼저 입을 열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다툼이었다.
말에는 각오가 필요하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반발한다. 그 반발은 순간적이고 거의 본능에 가깝다. 다툼을 즐기는 부류도 있다. 그런 사람은 내 말 속에서 빈틈을 찾고, 찾으면 가시 돋친 말로 꽂는다. 깊이 생각하고 꺼낸 말인데도 유치하게 들릴 때가 있다. 멍청하게 들릴 때도 있다. 그런 순간 상대방의 눈에 뭔가가 내려앉는 게 보인다. 선입견이다. 한번 내려앉은 선입견은 좀처럼 걷히지 않는다.
좋은 일이 없었던 건 아니다. 같은 생각을 품고 있던 사람은 반가워했을 것이고, 내 말에서 가치를 느낀 사람은 나를 조금 다르게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순간들은 기억 속에서 흐릿하다. 창피당한 기억, 쓸데없이 벌어진 말싸움, 그런 것들은 선명하다. 기억이란 그런 식으로 치우쳐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삼가려 한다. 주위 모든 사람에게 내 생각을 건네던 습관을 거두려 한다. 내 생각이 궁금한 사람, 들어도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을 사람, 진짜로 나를 걱정하는 가까운 사람. 그 사람들에게만 말하겠다. 나머지에게는 굳이 입을 열 필요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 생각도 바뀔 수 있다. 바뀌면 바뀌는 대로 두면 된다. 다만 지금 이 마음은 방황과는 다른 것 같다. 방황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것이고, 이건 갈 곳을 줄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