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싱

by 므므무

귀를 뚫었습니다.
미용 목적이 가장 크지만
그냥 미루고 미루던 걸 용기 내보고자 눈 딱 감고 피어싱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전에 친구의 피어싱 뚫는 모습을 보고
거대한 막대가 귀로 들어가는 장면에
귀 뚫는 일을 포기했었는데,
아무래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 결국 용기를 냈습니다.

'아프면 얼마나 아프겠어.'
라며 자리에 앉아 귀를 내주던 저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몸이 먼저 반응해
부르르 부르르 움찔움찔
직원분을 당황시켰습니다.
그 모습에 저를 어린아이처럼 따뜻하게 달래주시기에 엄청 민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들이킨 숨을 천천히 내뱉는 동안
귀에 엄청난 열기와 고통이 느껴졌습니다.
정신없는 와중에,
"괜찮아요? 다음 것도 뚫어도 될까요?"
그 와중에도 자존심은 또 지키고 싶었는지
무의식 중에 "네! 네!"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습니다.
구멍을 다 뚫고 나서야 귀의 열기가 온전히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피어싱에 느껴지는 쾌감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 뚫고 느껴지는 그 뜨거움과
거울 속 귀에 자리 잡은 보석들이
'이래서 다들 하는구나.' 싶은 오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귀에 뚫린 구멍들이 제 비워진 자신감을 조금 채워주는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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