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기

by 므므무

모진 말을 잔뜩 들었습니다.
가만히 귀를 열고 그 말을 온전히 담아내다가
문득 '왜 나는 이런 말을 들어야 하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은 왜 이런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나의 무엇이 그대를 실망시키고
나의 무엇이 그대를 아프게 했기에,
그대가 내뱉은 모든 말들이 이토록 날카로운지 나는 알 수 없었습니다.

건조한 날씨에 입은 상처는 너무도 쓰라려서
이 사람이 나의 상처를 말의 수단으로 사용하는지, 목적으로 사용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날카롭게 패인 상처는 의기양양한 그들의 표정 앞에서 나를 나약하게 만들었습니다.

나의 잘못이 있었을 겁니다.
나의 실수가 있었을 겁니다.
다만 그저 말에도 모양이 있기에
가식을 기피했던 나는 오늘따라 세상에 가식이 조금은 필요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진주를 만든다던 조개도 물살과 돌멩이에는 이기지만
칼과 도끼에는 이기지 못합니다.
나는 가끔 사랑의 매라는 이유로 칼을 드는 사람이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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