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통장

by 므므무

내 통장이 현금이라면

누군가 그 안에서 펑펑 울고 있는 게 분명하다


쏟아지는 눈물비에 화폐가 젖다 못해

한낱 종이 쪼가리가 되어 뭉개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울음을 그치려고 애써 달래 보지만

괜한 상냥한 손길이 더 억울해서 눈가도 뭉개지고 있는 게 분명하다


결국 우산을 높이 치켜들고 뜨거운 비를 막아보지만

누군가의 서러움을 다 가리기에는 역부족인 게 분명하다


그러나 무지개가 피어오를 때쯤에는 우는 법을 잊어버리게 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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