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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won Jan 15. 2016

꿈을 정해주는 학교

너는 소질이 없어 

엄마는 현재 경기도 소재의 중학교에서 재직하시는 선생님이시다. 


가끔씩 엄마에게 학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얘기를 듣는데 꽤 재미가 있다. 30명 남짓의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회와 그렇게 동떨어지지 않아서 놀랄 때도 있다.


오늘은 엄마 반에 있는 한 중3 남학생의 관한 이야기였다.


축구선수가 꿈이라서 맨날 공만 찬다고 걱정을 하셨다. 


나: "냅둬~ 불가능한 게 어디 있어"

엄마: "중3인데 축구한다고 공만 차는 게 말이 되니.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받지 않은 이상"

나: "그래도 냅둬~ 언젠가는 자기가 깨달겠지 만약 불가능하다면"


엄마: "나중에 후회하면 너무 늦어.
빨리 진로 바꾸고 현실 파악하게 도와주는 게 교사의 일이야"


김치찌개를 사이에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나: "중3이면  열여섯 살이잖아. 난 그때 내가 세상을 정복할 줄 알았어. 어릴 때라도 꿈을 꿀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지."

엄마: "요즘 진로 교육 방침이 그게 아니라니까?"

나: "무슨 소리야"

엄마: "저런 말을 하면 바로 잡아주라고 권장해 학교에서. 다른 직업들을 아이들에게 많이 소개시켜주면서"



아무리 티비에서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그리고 빌 게이츠 떠들어봤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16살 때부터  꿈꿀 자유를 박탈당하는 나라에서 도대체 어떻게 무인자동차가 나오고 세계를 아우르는 스타트업이 생길까....


물론 엄마의 말씀도 일리가 있다. 박지성같이 노력을 하거나 손흥민같이 재능이 있지 않고서 중3 때의 운동장 축구로 맨유까지 가기에는 거리가 참으로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그것을 깨달는 과정도 본인의 몫, 누군가가 가르쳐줘야 하는 과정은 아니다. 


내가 중학교를 다녔던 약 10 년 전과 지금 교실은 별반 다른 게 없는 것 같아서 한숨이 나온다. 

아, 이제 에어컨은 달아줬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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