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won Jun 26. 2021

(6) 일에 대한 진정성

똥은 회사에서 싸야지!

내가 속한 소위 MZ세대는 누구보다도 진정성을 추구한다.


돌림 없이 나를 대변해주는 것 같은 사람에게 열광을 한다. "XX 에는 진심이다"라며 진심 어린 마음으로 맛집 탐방 리뷰를 쓴다. 최고까지는 필요 없고 최중(中) 정도만 하자는 윤여정 배우가 맥주와 패션 광고를 찍는 세상이다.


 



친구들과 만나면 항상 "똥은 무조건 회사에서 싸라"라고 서로에게 말한다. 우스갯소리이기도 하지만 일 (=회사)에 나의 일부분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나름 MZ세대의 소심한 반항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가 같이 공유하는 몇 안 되는 신념이다.


예전부터 work & life balance가 화두이지만 실제로 그 사이에서 능숙하게 중심을 잡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아마 나 자신부터가 일과 삶의 사이 어딘가에서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기자들이 우스갯소리로 좋은 기자가 되려면 잠, 친구, 일 중 두 개만 고를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아마 모든 직장인에게 통용되는 말이 아닐까?


일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선택이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즘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부업과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회사 밖의 경제적 자유를 상상하는 젊은이들의 거울이다.


나는 일에 꽤 진심인 편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너무 일에 몰입하면 일의 성과에 따라서 자존감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경고를 많이 들은 탓에 항상 적당히 일과 나 사이의 틈을 벌려 놓으려고 한다.


드물지만 일과 삶을 저울질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아는 한 기자는 나와 동갑인데 벌써 특종만 여러 번 했다. 일을 너무 사랑해서 삶의 모든 부분을 일에 맞춰 가동하는 그가 월등히 뛰어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성취 앞에서 나는 부러움과 열등감을 오가며 가끔씩 작아진다.


일에 우리는 얼마나 진심이어야 하는 걸까?


일에 우리는 얼마나 진심이어야 하는 걸까?

그 황금 비율을 아직도 나는 찾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5) 뉴스가 내게 해롭다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