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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연 Nov 11. 2022

과거의 연인이 아닌 과거의 "나"와의 이별

환승 연애 : 성장한 내가 과거를 대면하는 이야기 - 사진 : 티빙

지지난주부터 갑자기 환승연애2를 보기 시작했다. 뒤늦게 말이다.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심리들이 숨어있는지, 그리고 마음은 어떻게 바뀌어 가는 건지 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예전의 나의 연애나, 연애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의 생로병사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관계에도 생로병사가 있어


이 말은 내가 참 자주 하는 말이다.

내 사무실에는 고민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어 보면 정말 90%는 결국은 사람에 의한 고민이다.


경제적인 문제 같지만, 사람 문제!

공부 문제인 것 같지만, 사람 문제!

회사 문제인 것 같지만, 사람 문제!


결국은 사람에서 비롯된 문제들!!!

사람을 너무 믿어서, 사람을 못 믿어서, 사람이 변해서, 또는 사람이 지지리도 변하지 않아서......


그러면 나는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사람의 관계에도 생로병사가 있어. 그걸 알기만 해도 조금 받아들이기 쉬워질 거야."




여전히 변화를 인정하기는 어려워


나도 예전엔 사람의 관계는 부부뿐 아니더라도 (사회적 관계일 때에도요.)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가야 하는 것인 줄 알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상황이, 지리적인 문제가, 감정적인 문제들 때문에 점점 관계가 변해 가면 참 마음을 잡기 어려웠었다.


여전히 나는 사람의 관계가 생겨날 때는 설레고, 그 관계가 상황이나 결괏값을 잘 못 내는 문제로 헤어져야 할 때에는 최대한 그 끝을 미루기도 한다. (아쉬움이 많은 스타일 ^^)


하지만, 사람의 관계에는 생로병사가 있다는 것을 그때마다 생각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더 나빠지지 않게 예방하기도 한다.




과거의 나와 만나고 싶지 않아


얼마 전, 오래전에 인연이 끊긴 사람의 SNS를 보게 되었다. (알고리즘 참~~~)

역경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날개를 편 모습에 "역시! 잘할 줄 알았어."라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연락을 해볼까 했지만, 이내 그 마음을 그만두었다.


내  마음속의 그 친구는 그 시절의 그 친구이고, 나 역시 지금의 내가 아닌 그 시절의 나일 테니까...


"해은(전여친)을 만날 때는 편하지만 나연(관심있는 썸녀)이를 만날 때의 내 모습이 더 맘에 들어요."


환승연애에서 규민씨가 이런 말을 했을 때,

심장이 쿵!!!

규민씨는 해은씨를 만났을 때의 어린 모습, 불안정했던 20대 초중반 모습보다는, 지금의 진취적인 모습과 어른스러운 자신이 좋았을 거다.


그런데 해은씨를 보면 자꾸 그때의 자기로 돌아가는 게 마음속에서 불편했을 거구....

과거의 인연은 미련이고, 아쉬움일 때가 많다.

또 그 시절의 그 사람을 만나면 나 역시 변한 내 모습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내 모습일 경우가 많고....


그래서, 현재의 내 모습이 아닌 과거의 내 모습을 봤을 때, 상대방이 아닌 그 시절의 내 모습과 대면하기 어려워지는 거다.

반가움은 잠시뿐, 관계과 희미해지기 시작했던 과거의 내 모습이 보이고,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헤어진 사람,
이제는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다.


헤어진 사람을 오랜만에 만날 경우, 내가 알던 사람일 가능성, 그리고 나와의 교집합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ZERO"에 가깝다고 한다.. (이건 아마 정말 밀접한 관계였을 때를 말하는 거겠죠!)


이미 시간이 흘러서 성숙하고, 성장한 나를, 그냥 예전의 나로 기억하게 해주는 사람과 환경과의 만남 안에서 다시 관계가 회복되는 일은 별로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환승연애는 과거의 연애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하지만

성장한 사람들이 과거의 자신과 대면하면서 겪는 심리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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