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각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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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면서,
돈이 좀 부족하고, 명품이 좀 없어도, 차가 좋지 않아도, 집이 좀 허름해도 다 괜찮지만,
인간은 이상하게 '행복'하지 않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
열심히 하루를 살다가도 '나 지금 행복한가?' '의미있는 삶인가?'
혼자 곱씹고 자신의 인생을 텅 빈 인생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나는 오늘 행복한가?
행복은 꼭 필요한 것인가?
행복의 필요조건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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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람들은 행복의 조건들을 '돈'에 맞추는 경우가 있다. 명품을 사면 좀 더 행복해질거야, 차를 좋은 거 사면 좀 더 나아질걸? 아니야, 것도 아니면 좋은 집을 사면 훨씬 행복해질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 좀 더 일해야 하고, 오늘 좀 더 참아야해. 라고. 현재를 희생시키고 미래를 채운다.
그렇다고 명확하게 미래가 채워지나?
그것도 잘 알 수가 없다. 현재를 희생시키는 방식 대부분이, 가족 혹은 사랑하는 이와의 시간을 줄이거나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줄이고 노동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현재를 견고하게 쌓아가지 못하는데 미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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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길이었다. 애들은 아침내내 준비할 생각없이 뭉개고 있었고, 나는 윽박으로 아이들을 억지로 준비시켰고, 애들 가방을 주렁주렁 매고, 시간에 쫓겨 애들 셋 손을 붙잡고 급하게 달려 나가는 길이었기에 충분히 짜증스러운 아침이었다. 탄식이 나왔다. 아, 지겨워.................
그런데 바깥으로 한발을 딛자마자,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아주 적당한 습도,
눈이 시리게 푸른 하늘,
그 위에 얹어진 하얀 구름,
유난히 푸르른 나뭇잎,
바람에 부대끼는 나무이파리들의 소리,
내 뺨을 시원하게 스쳐가는 바람들,
바람을 가르는 새 지저귐 소리들.
그것들이 내 몸을 감싸기 시작하니 소름 끼치리만큼 아이들과 손잡고 걷는 등원길이 행복해졌다. 아이들에게 하늘 색 너무 예쁘지 않아? 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가득 차올랐다. 그건 자연만이 부릴 수 있는 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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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행복의 감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돈으로는 구매할 수 없는 행복의 감각.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건 아닌, 그런 감각.
꼭 해외에 근사한 해변이 아니더라도, 멋드러지게 만들어진 관광지가 아닐지라도,
아이들과 걷는 등원길에서도 언제든 근사한 산책길이 되는- 아주 원초적인 행복의 감각.
아주 어린 시절부터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며 길러진 재능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특별히 물려줄 것은 없지만 우리 엄마, 아빠로부터 받았던 이 행복의 감각을 물려주려 한다. 이 감각은 단순히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 의해 길러지는 것이라 여기므로.
이러한 일상 속 행복의 감각은,
지겨운 노동이나, 쳇바퀴같은 굴레라는 고통 속에 빠진 일상의 순간순간을,
행복의 뭍으로 건져 올려주고, 또 고통으로 빠지면 손 내밀어 다시 건져 올려준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주고 싶은 유산이다.
'행복의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