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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진 Feb 26. 2022

정리의 의미

정리(整理):
1. 흐트러진 것을 가지런히 바로잡음.
 2.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일이 잘 되게 함.



나는 정리라는 말이 좋다.

내가 특별히 청소를 좋아하거나 자주 하는 사람도 아니고(뭐든 미뤘다가 몰아서 하는 편... 대개는 일하기가 싫어서 일을 미루고 청소를 한다...) 나의 정체성 미니멀리스트보다는 수집가에 더 가깝.

지금도 방 한구석에는 아이와 어른의 옷가지가 한 무더기 널브러져 있지만, 정리라는 말이 주는 그 느낌이 좋다.


오늘 브런치 이웃중에 정리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되어, 예전에 다른 곳에 끄적여 둔 정리 관련 글을 일부 가져와 본다.


 '정리'에는 '일이 잘 되게 한다'는 뜻이 있다. 비단 물건에만 정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업무와 스케줄을 정리하고, 컴퓨터 폴더와 파일들을 정리하고, 가정의 수입과 지출을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가끔씩 분주해지는 내 마음도 정리한다. 흐트러진 것들이 제자리를 찾고 나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난다. 거기서부터 다시 일이 잘 되게끔 현재를 달려 나갈 힘을 얻는다.
 평생학습자이자 교육자라는 아이덴티티를 가진 인간으로서도 내게 정리는 항상 중요한 화두였다. 활동 목표를 잡고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 학습 설계를 하는 모든 과정에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후략)


어디선가 들은(읽은) 말도 생각난다.

"성공한 사람 치고 집안 정리가 제대로 안 되어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이 얘길 처음 들었을 때, 딱히 성공 욕구가 큰 사람도 아니면서 내심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가끔나에게 정리 강박이라도 있 싶을 때 있다.


술장고, 냉장고, 부엌 슬라이드장
 옷장, 신발장
거실 틸팅책장(잡지대), 작은방 책장


뭐가 됐든지, 각 잡고 열 맞춰! 하면 기분이 참 좋다.

분류와 소분류를 잡고 착착 정리하면 머릿속이 덩달아 개운해지고 에너지가 차오른다.

정리 전문가들이 말하는 정리를 통한 '자기 효능감'이라는 것인가 보다.


이 정리벽은 비단 집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 기본화면, 카카오톡 채팅창 화면


스마트 어플들도 폴더별로 한 페이지에 쏙 들어오게, 카톡도 내가 별도로 일일이 설정한 개인이름 또는 단톡 이름으로 관리한다. 자주 쓰는 물건이나 자주 들여다봐야 하는 자료를 보기 좋게 꺼내어 두듯이, 자주 쓰는 주요 어플은 배경화면에 꺼내어 두고 중요한 단톡방은 상단 고정을 해 둔다. 문용어로 '전시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안 샐 리 없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난 뒤에도 테이블과 바닥에 흘린 것은 없는지 한번 살피고 사용한 식기를 가지런히 정리하고 나온다.

여행을 가면 퇴실 전에 숙소에서 사용한 침구와 수건을 정리하고 쓰레기도 분리해서 한 곳에 모아둔다.

딸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2주간 머물렀을 때에도, 무슨 산모가 이러냐며 일하는 분들이 놀라셨던 기억도 난다.


......


이러고 산다.


......


커밍아웃을 하고 나니

나라는 사람에게 질려서 언팔을 하거나 구독을 끊는 이웃분들이 계실까 봐 좀 걱정도 된다.

어떻게 끝마치려고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던 건지 정신이 좀 아득해진다.

생각 정리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글들은 보통 '작가의 서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가끔씩 다시 들여다보고 내용을 덧붙이거나 삭제하면서 한참을 묵힌다.

생각 정리가 끝나면 드디어 '발행'을 할 수 있다.


이런 글들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

'작가의 서랍' 정리가 시급하다.

그런 연유로,

3월에는 묵은 글들을 브런치에 탈탈 털어내 볼 예정이다.



3월 한 달.

<30일간의 채움로그>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글벗님들이 공감하며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것은 홍보 글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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