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철인정치를 말한다.
나는 이상주의자이기에 집단 지성에 대한 신뢰를 주장한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내가 밀린다.
자꾸 설득을 당한다.
작금의 러시아를 욕하면서 선제공격을 말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
이런 걸 모르는 사람.
저런 걸 모르는 사람.
하아.
깊은 한숨이 난다.
무식한 대통령의 위험성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지 않은가.
언론을 비롯한 각종 스피커에서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이야기의 진실을 분석하고 판단할 지적능력을 갖추지 못했단 말인가.
그렇지.
지적능력.
지능이란 그런 거지.
표준정규분포란 원래 그런 거지.
평균 이하가 50%는 되는 게 당연한 거지.
'투표 자격증'이 있으면 좋겠다고 남편은 말했다.
성인이라고 다 한 표씩 행사하는 보통선거 대신.
운전도 면허를 갖춘 사람만이 도로에서 운전을 할 수 있듯이
투표도 투표 자격증을 딴 사람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을 갖춘 이가
그러니까
자신과 주변인의 미래를 예측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지능을 갖춘 이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기본적인 성품을 갖춘 이가-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론을 못했다.
오늘 토론은 남편의 승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