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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진 Jul 28. 2021

나비 애벌레

귀여운 병아리들을 위한 창작동요제

<나비 애벌레>

박경진 작사•작곡


나뭇잎에 앉아 꼬물꼬물

느림보 나비 애벌레

요리 꿈틀 조리 꿈틀
실을 뽑아 집을 지어요

해님이 방긋 웃는 한낮에도

쌔근쌔근 잠만 자다가

고운 날개 펴고 나비 되어

팔랑팔랑 날아가요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짧고 쉬운 동요를 창작하여, 미취학 아동들이 모경연을 펼치는, 개성 있고 재미있는 콘셉트의 '전국 병아리 창작 동요제'가 2010년부터 이천시와 동요문화협회의 주관으로 개최되었다.

아직 대회가 전국적으로 자리잡기 전부터 동요문화협회의 회원으로서 대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서, 습작에 가까운 노랫말들을 후다닥 협회 게시판에 올려 보았었는데, 많이 부족한 노랫말에(겸손이 아니고 정말로 많이 부족한...ㅠㅠ) 협회의 작곡팀 소속 선생님들이 빠르게 곡을 붙여 주셔서 1~3회 연속으로 내가 쓴 노랫말들이 본선에서 소개될 수 있었다.


1회 때 <예쁜 내 동생> , <유치원이 좋아요> ,

2회 때 <둘이서 둘이서>, <나비 애벌레>,

3회 때 <웃음소리>를 발표했다.

당시엔 유명 대회가 아니다 보니(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우연히 초보 작사 작곡가인 나에게 기회가 후하게 주어진 것이었다.



이중 내가 스스로 작곡 작업까지 달라붙어서 마무리한 <치원이 좋아요>와 <나비 애벌레>는 그나마 좀 나은데, 작사가랍시고 가사만 달랑 던져놓은 세 개는 정말... 작품이라도 부르기도 낯이 뜨겁다. ㅠㅠ

충분히 다듬지 못한 노랫말 '발표해버리고 말았'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냉정하게, 퇴고가 단히 부족했다.

곡을 붙여 주신 선생님들이야 최선을 다해 주셨을 텐데, 결과물에 그저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작사 작곡을 작자 나는 대개 랫말에 멜로디를 붙여 가는 와중에 어색하거나 거슬리는 부분을 계속해서 고치고 다듬고 하며 작업을 한다. 초기 병아리 창작동요제에 발표했던 노랫말들은 그러한 퇴고의 과정이 생략되었다 보니 필연적으로 부끄러운 노랫말들이 발표되었던 것이다.

반성 또 반성할 따름이다.


앞으로도 다작을 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진 않다.

동요 작사 작곡, 짧은 가사와 간단한 코드 진행, 그거 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애초에 다작을 한다고 해서 꼭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도 아니지만 ㅎㅎㅎ)

기왕 세상에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면 내 안의 정수(水)를 거르고 거르고 압축하고 압축하여

수년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아도 부끄러움 없는,

한 편의 노래를. 한 편의 시를.

 인생의 조각을 점점이 남기고 싶다.


https://youtu.be/GvVioUHDS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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