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여행 2

북극곰의 슬픔

by 박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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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여행 1 (brunch.co.kr)


드디어 북극해에 다다른 아리는 주변을 둘러봅니다. 새하얀 설원과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산 조각들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저기 멀리 뭔가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 저게 뭐지?”


아리는 움직이는 흰 물체들이 있는 쪽으로 힘껏 헤엄쳐 가보았습니다. 거기에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 북극곰 세 마리가 고개를 쏙 빼고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가끔씩 눈 덮인 들판을 지나가곤 했던 북극곰들이 겨우내 아기를 낳은 모양입니다. 아리는 반가운 마음에 큰소리로 인사를 합니다.


“안녕! 난 아리라고 해. 너희들끼리 여기서 뭘 하고 있니?”

“우리는 아빠를 기다려.”


가장 몸집이 작은 아기 북극곰이 아리의 질문에 대답합니다. 그런데 어쩐지 아기 북극곰들의 표정이 밝지 않습니다.


“아빠가 어디에 갔는데?”


아리가 다시 물었습니다.


“먹이를 구하러 가셨어……”


꼬마가 말을 잇지 못하고 우물쭈물하자 다른 아기 북극곰이 대신 말을 거들어줍니다.


“우리 아빠가 집을 나선 지 벌써 사흘도 넘었어. 옆 마을로 가신다고 했는데 아직도 안 오셔. 엄마가 그러셨는데, 요즘 날씨가 더워져서 얼음이 자꾸 녹아 얇아지고 있대. 그럼 아빠가 바다에서 수영을 해야 하는 시간이 자꾸 길어진다는 거잖아. 그럼 힘이 많이 드실 거야……”


“배도 고프지만, 아빠가 걱정돼서 견딜 수가 없어. 엄마도 아빠가 걱정된다고 저 앞쪽 바다까지 마중을 가셨어. 두 분 다 무사히 돌아오셔야 할 텐데……”


아기 북극곰들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당황한 아리가 아기 북극곰들을 달래주려 했지만 쉽지 않습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얼음이었던 아리는 괜히 북극곰들에게 미안한 기분이 듭니다.

아리의 여행2.jpg

‘하지만 나에게 얼음산이 녹아내린 일은 꿈속에서나 있을 만한 행운인 걸. 이제까지 난 너무너무 답답했다고. 북극곰 아저씨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어. 난 멀리멀리 여행을 하고 싶어.’


아리는 아직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들이 산더미처럼 많았으니까요.


“너무 걱정하지 마. 아빠는 분명 금방 돌아오실 거야……”


아리는 아기 북극곰들에게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기 북극곰들과 헤어진 후에도 왠지 모를 불편한 마음에 멀어져 가는 얼음 땅을 자꾸만 자꾸만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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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여행 3 (brunch.co.kr)


2009 그린스타트 창작동화제에서 발표했던 환경동화입니다.

정식으로 출간되지는 않았으나, 당시 환경부 지원으로 동영상이 제작되어 초등학교 현장에 보급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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