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여행 6

새로운 여행

by 박경진

첫 화)

아리의 여행 1 (brunch.co.kr)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을 받아 바다에 둥둥 떠 있던 친구들이 공기 중으로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북극을 출발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다들 한 마디씩 자신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꿈을 말하는 물방울 친구들의 표정이 그렇게 밝지만은 않습니다.


“난 아주아주 깨끗한 바다로 가고 싶어. 산호초나 물고기들이 아파하는 모습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아.”

“나도 그래. 기왕이면 메마른 땅에 단비로 내리고 싶어. 다시는 홍수로 다른 동물들이나 꽃과 나무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산호초 섬들을 보고 온 물방울의 말에 아시아를 거쳐 여행해 온 친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난 높은 산의 맑고 시원한 계곡에서 오래도록 살고 싶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강을 따라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 올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할 텐데.”


몸에 얼룩이 잔뜩 묻어 있던 친구도 조용히 말했습니다.


“너는 앞으로 어디로 가고 싶니?”


친구들의 물음에 아리는 금방 대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생각이 자꾸 많아집니다.


‘난 이 여행을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걸까? 이 세상에 얼음 할아버지들이 말했던 아름다운 곳들은 과연 얼마나 남아 있을까?’

아리는 여행을 그만두고 북극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내가 북극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럼 북극곰 아저씨도 산호들도, 고통스럽지 않을 수 있었을까?'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동안 아리는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갑니다.

아리는 육각형의 새하얀 눈이 되어 북극 고향 땅에 조용히 내려앉는 꿈을 꾸며 눈을 꼭 감았습니다.




아리의 여행6.jpg



<끝>




2009 그린스타트 창작동화제에서 발표했던 환경동화입니다.

정식으로 출간되지는 않았으나, 당시 환경부 지원으로 동영상이 제작되어 초등학교 현장에 보급되기도 하였습니다. (분량이 적어서 브런치북으로는 발행이 안 되어 매거진으로 창작 기록을 남겨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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