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천 가족 별장에 방문했더니 벌써 봄기운이 만연하다. 주중엔 그리 찬바람이 불더니, 어제오늘은 20도 안팎까지 기온이 올라가서 외투도 필요 없을 정도. 아빠가 작년에 새로 만들어 두신 비닐하우스 안에 파릇파릇 냉이가 올라와서 호연이와 함께 냉이도 캐 보았다.
이제껏 몇 번 농장 체험을 해 봤다고 제법 이파리를 안 건드리고 호미질을 잘한다. (짜란다 짜란다~)
딸아이와 함께한 냉이 캐기.
- 엄마도 어릴 때 이런 거 해 봤어? - 그럼~. 엄마도 어릴 때 당진 외가에 가서~ 엄마의 엄마랑 엄마의 외할머니랑 같이 냉이 캐 봤지.
- 엄마는 어릴 때 냉이 잘 캤어? - 어릴 때 처음부터 잘 캐진 못했겠지? 그런데 그때도 할머니는 엄마가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어.
그 말을 들은 호연이가 쪼르르 외할머니한테로 달려간다.
- 할머니가 엄마가 어렸을 때 냉이 잘 캔다고 칭찬해 주셨다면서요?
딸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모녀 3대가 따뜻한 햇살같은 함박웃음을 지어 본다.
아이와 함께하다 보면 감격스럽고 기특한 순간들이 선물처럼 불쑥불쑥 찾아온다. 세 돌이 지나고 말이 제법 통하고 나서부터는 특히. 호연이가 물어봐 주지 않았다면 떠오르지 않았을 어린 시절의 추억. 봄방학 때 시골에 가서 밭두렁에 쪼그리고 앉아 흙냄새 맡던 소중한 기억들. 너도 나이 들면 문득 지금 이 순간이 떠오를까.
6살에 함께 맞을 새로운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또 어떠할지 기대된다. 한 달만 지나면 여기에도 꽃이 피고 두릅도 올라오고 하겠지.
코로나 따위...! 함께 즐기고 기꺼이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매일매일 적극적으로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