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쓴 동화를 자녀들에게 읽어 주다가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처럼, 복잡 미묘한 웃음이 나오는 그런 심정이었달까.
그렇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울게 하지요.(라고,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아이들에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모자라나요?"
버찌 씨를 은박지에 고이 싸서 사탕을 사러 갔던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그런 마음을 소중히 지켜준 위그든 할아버지의 따뜻함.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이야기 하나가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살포시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시인이자 국어 교사로 반평생을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셨던 아빠는한때 교과서에 수록되었던 <이해의 선물>이라는 작품이 퍽 마음에 드셨던 모양이다. 내가 어릴 적, 유치원도 다니기 전인 너댓살 무렵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더랬다.
우리 주변에는 흔치 않은 버찌 씨 대신, 안뜰의 봉숭아 씨나 예쁜 조약돌을 들고 길 건너 슈퍼에 가면 과자를 사 먹을 수 있다는 것.
영악했던 꼬마 아이는 실제로 신림동 홍은슈퍼에 조약돌을 들고 찾아간 기억이 없지만, 아빠는 딸아이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 부러 슈퍼에 찾아가 "우리 아이가 혹시라도 돈 대신 꽃씨나 조약돌을 들고 과자를 사러 오면 나중에 비용을 지불해 드릴 테니 과자를 내어 주십시오" 하고 주인 아저씨께 부탁까지 하실 만큼 진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