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말을 공감하며 상처주지 않고 내편으로 만드는 말하기
아래의 글은 품질경영 2018년 9월호 리더십 소통 컬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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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대화(NVC, Nonviolent communication)로 유명한 마셜 로젠버그는 ‘말하기’를 연민의 대화, 삶의 언어라고 불렀다. 비폭력이란 간디의 아힘사(ahimsa) 정신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 마음 안에서 폭력이 가라앉고 우리의 본성인 연민으로 돌아간 자연스러운 상태를 말한다.
비폭력대화에서 로젠버그는 우리가 대화할 때 쓰는 말과 말하는 방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비폭력대화에 대한 말하기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사람들이 대화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를 충분히 의식하면서 대화를 하는 것인데 모든 사람들은 같은 욕구를 공유하고 있고, 그 에너지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봤다. 로젠버그의 말하기 모델은 관찰(observation), 느낌(feeling), 욕구(need), 부탁(request)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관찰(observation) : 내가 ~~를 보았을 때
•느낌(feeling) : 나는 ~~라고 느껴.
•욕구(need) : 왜냐하면 나는 ~~가 중요하기 때문에
•부탁(request) : ~~해줄 수 있겠니?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사실(Fact)을 기반으로 확인하고 알아차리는 것이다. 이것은 평가와는 구별되는데, 평가는 내가 상대방의 행동을 봤을 때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등을 내가 느끼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과 감정이 개입하게 된다. 그러나 관찰은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보고 듣는 것이다. 나의 관점이나 생각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기존에 갖고 있는 선입견을 모두 버리고 그냥 그 사람이 행동한 것만 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관찰은 최대한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해야 하며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는 순간 관찰은 제대로 안되게 된다.
내가 관찰한 것이 나의 느낌으로 어떻게 느꼈는지를 알면 된다. 서운한지, 화가 났는지, 슬펐는지 등이 느낌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구분되어야 하는데, 생각은 느낌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고 내가 떠올린 표현이기 때문이다. 느낌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머리속의 생각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대해 정확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느꼈던 것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상대방에게 나의 니즈를 설명할 수 있다. 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는 내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모르고 이야기를 한다면 나중에 진짜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지 못했으므로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과의 관계와 대화에서 느꼈던 느낌과 욕구를 명확히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부탁을 할 때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이면서 의문형으로 해야 한다. 연결을 하거나 행동을 부탁할 수 있는데 강요와는 구분해야 한다. 내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부탁이라면 강요는 내가 상대방을 억압하며 강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탁은 상대방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의 한 행동에 대해 생각하고 상대방이 요청한 것에 동의 했을때 그것이 받아들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것 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또한 강요하듯이 단답형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의문형으로 상대방이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랬을 때 말을 듣는 사람은 스스로 그 말의 의미를 깨닫고 옳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관찰 : 김 대리, 오후에 보니까 일을 하면서 컴퓨터에 2개의 창을 띄어 놓고 화면을 바꿔가며 인터넷 쇼핑을 하고 있더군.
•느낌 : 지금 해야 할 일도 많은데 다른 것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을 보니 내 마음이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조급해 지는군.
•욕구 : 이번 주까지 우리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조금 더 몰입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부탁 : (연결 부탁) 김 대리는 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행동 부탁) 업무시간에는 개인적인 일 말고 우리 프로젝트에만 몰두해 줄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하는 것이 비폭력대화 모델로 말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팀장은 팀원에게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가? 팀원이 잘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Fact(사실)를 기반으로 관찰했다. 관찰은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자신이 본 것에 대해 다른 의견을 넣거나 평상시에 했던 행동들을 끼워 넣으면 안된다. 그저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면 된다.
느낌은 생각이 아니라 감정이다. 내가 조금 서운하다는 것을 표현해 주는 것이다. 지금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주면 된다. 그것이 상대방에게 더 설득력 있고 호소력 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욕구는 느낌에 대한 나의 욕구이다. 지금 프로젝트 때문에 모두 바쁘니 그것을 인지해주고 함께 열심히 했으면 하는 나의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다.
부탁은 연결이다. 이미 내가 관찰하고 느끼고 욕구까지 말을 했으니 내가 연결하기 원하는 것을 수용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상황이다. 대부분은 이 상황에 대해서 수용하고 말한 사람을 인정해 준다. 행동에 대한 부탁은 나의 의견을 부탁에 넣어 주는 것이다. 단순한 연결 부탁보다는 조금 더 힘이 들어가지만 나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포인트다.
상대방을 관찰하고 나의 느낌을 전달하여 욕구를 표현하고 행동까지 부탁하는 말하기, 논리적이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이야기하는 방법이 비폭력 대화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 중심적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초점을 두어 말을 하지만 비폭력대화의 핵심은 타인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말하기 방법. 그래서 비폭력대화는 조직에서 일을 할 때나 일상 생활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말하기 기법이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비폭력대화를 연습하면 주로 고참 리더 교육생들은 한마디씩 던진다. 바빠 죽겠는데 어떻게 저렇게 배려하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저렇게 이야기 하면 내가 속이 터진다. 후배들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 등 많은 피드백을 주신다. 그러면 나는 피드백을 드린다. 진심 어리게 그들에게 비폭력대화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해 보셨는지, 한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셨는지, 그리고 꾸준히 비폭력대화를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말이다. 대부분은 본인들이 수용하기 싫어서 하지 않을 뿐이다.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하지만 말하거나 피드백 하는 방법 자체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부하직원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군림하는 것이 익숙했던 리더들에게는 이런 말하기 방법이 너무나 싫고 귀찮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소통이 잘 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렵지만 연습해야 한다. 반복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결국 몸과 입에 붙게 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공감하면서 말하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변화는 생각으로만 절대 되지 않는다. 알고 있는 것을 실행하고 실행하면서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소통의 스킬도 반복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진심 훌륭한 소통자가 된다.
유 경 철
현재 소통과 공감 대표. 사람들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 컨설턴트로서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리더십과 소통강의를 하며 저술활동을 하고 있다. 코오롱베니트 인재개발팀, 능률협회컨설팅(kmac), PSI컨설팅 등에서 근무했으며 고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aSSIST(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 리더십을 전공중이다. 2015년 한국HRD명강사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완벽한 소통법”, “문제해결자”, “피터드러커의 인재경영 현실로 리트윗하다”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