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라톤 Feb 27. 2022

이기는 힘 5분이면 됩니다.

미스슬로운

인생이 스릴 넘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은 아닐까요?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생된 문제들이 계속 나타납니다. 아마도 불완전한 인간의 해결책은 미봉책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니고 있나 봅니다.


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저는 남은 감정을 해소하고 싶어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봅니다. 영화를 고를 때는 평점부터 배우, 감독, 내용을 세세히 확인하는 편입니다. 감정의 흐름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다큐멘터리는 제목이 끌리면 시리즈별로 한 번에 끝내곤 합니다. 지금음 미드나잇 아시아시리즈를 보고 있습니다.


미스 슬로운은 영화에서(실화인 줄 알았지만 아닙니다.-각본 조나단 페라라) 치밀함이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총기규제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막대한 권력자본과의 싸움을 막판 뒤집기로 메치는 순간 짜릿함이란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은 후에 누리는 열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합니다.


사람은 각자의 상황과 마주하는 힘에 굴복해 불의와 타협하고 최대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나


"이익과 상관없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뛰어드는 일이 하나씩은 있다"


커리어, 인맥, 평판을 생각하면 도저히 손을 내밀 수 없는 상황임에도 단지 옳기 때문에, 신념 때문에 힘과 겨룹니다. 설령 그 선택이 절벽으로 나를 밀어낼지라도 묵묵하게 끝까지 버티는 힘,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가치를 깨닫게 합니다.

해결이란 무엇일까요? 내 안에 숨어있는 힘의 근원을 찾아내는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양파의 껍질을 벗겨내듯 연거푸 손가락을 아리게 하는 매큼한 힘이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지만 멈추지 않는 과정에서 비로소 내면의 힘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신은 감당할만한 시련을 주신다”는 말은 시련이야말로 인생의 레벨을 올리는 확실한 방법임을 암시합니다.


문제해결력은 입시공부에서만 필요한 줄 알았지만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임을 매일 깨닫습니다. 슬로운은 바로 그 지점을 담아냈습니다.


"자아가 뭉둑해지다 못해 닳아 없어지더라도 포기는 없다."


분노하고 울부짖어도 전혀 해결되지 않는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를 때, 내면의 소용돌이가  현실을 잡아먹게 놔두고 싶습니다.

차라리 포기하고 멈추는 일이 더 낫다고 여겨지는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힘을 끌어올리는 일은 자아를 갉아먹는 고통이 따르기도 합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통해 권력이 주는 파괴적 쾌감을 맛보신 분들은 아마도 반대편에서 미치는 로비스트의 메치기  판에 당황하실 수도 있지만 미스 슬로운은 권력과 생존의 정글에서 희망이라는 단어가 존재할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가 세계에 태어나 의미 있는 일을 하나쯤은 성취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강하고 딱딱한 벽들이 항상 가로막습니다. 하늘로부터 토르의 번개 힘이 묠니르를 타고 내 손으로 벽을 부수는 상상을 하지만 전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포기하는지도 모릅니다.


어벤저스나 멀티버스가 인기 있는 이유가 바로 초현실적인 힘으로 악을 물리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스 슬로운은 단호하게


"묠디르는 없다." 합니다.


초현실적인 엄청난 힘이 우리를 도와 신비롭게 일이 해결되는 일은 없습니다.


벽을 마주 보고 그의 실체를 파헤치며 힘의 근원이 어디로부터 오는지 파악하는 과정에서 통찰력을 배우고 적용하고 실패하고 반복합니다. 게임의 룰을 나의 편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실패와 반복뿐입니다. 그리고 기어이 계곡을 넘어섭니다. 계곡을 넘고 나서야 비로소 그 거대한 벽들이 넘을 수 있는 겹겹이 쌓인 암석의 파편임을 깨닫죠.


슬로운은 그것을 가르쳐줍니다.

자신에게, 선배에게, 후배에게.

넘지 못할 벽은 없습니다. 다만 그 벽이 하나의 거대한 이질감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익숙한 힘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것에 불과함을 깨닫게 되고 적응해서 익숙해지면 넘을 수 있습니다.


그 벽을 넘으면 또 다른 벽이 나옵니다.

인생은 죽을 때까지 이 과정이 반복됩니다.

뒤돌아보세요.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을 넘어서 지금의 내가 숨 쉬고 있습니다.

안심하시고 포기하지 마세요.


힘은 익숙해질 때 비로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켜야 할 선을 넘어야 비로소 그 선이 안전지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선을 넘어 신념과 마음을 움직이는 일에 삶을 던져보세요.


재미있어집니다.

5분이면 됩니다. 머뭇거렸던 일을 시작하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선동의 함정에 빠진 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