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2. 왜 원하는가?
3.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는가?
4. 나의 현재 단계는?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가?
필요하다면 그는 누구이며 대체자는?
5. 원하는 단계로 가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6. 대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음... 생각보다 많이 썩었는걸, 아 어쩌면 좋지?"
다른 치과를 다니다가
위아래 이가 아파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치과원장이 혼자서 낮게 읊조린다.
갑자기 내 안에서의 직감이 스쳐 지나간다
"어쭈 영업하네"
엑스레이를 보여주면서 설명하는데
점점 일을 크게 벌리는 이 분.
이를 오랫동안 치료한 경험이 있어서
치과의사는 아니지만 엑스레이를 보고도
나는 딱히 충치가 심하다는 걸 못 느끼겠다.
저번 치료받을 땐 거뭇한 부분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은 없다.
"조심스럽지만 저번 치료를 받으신 부분도 매우
의심스럽고요, 전 치료받은데도 다시 드러내야 할거 같네요.""그리고 잘 썩는 이와 약한 잇몸이라 동시에 치료해야 한단다.
충치 4개에 기존에 치료한 것도 다 드러내고 싶다고,
제대로 치료가 되었는지 믿을 수 없다고 신경까지 건드려야 할 것 같다고 걱정이라고 하신다.
잇몸을 한번 건드리면 문제 생길 수 있으니
한번 시작하면 옮기지 말고
참을성 가지고 치료하자고 하신다.
가격도 확정하진 않고 좀 두루뭉술하다.
꼬치꼬치 물어 한 개당 치료 가격만 알아냈다.
계산해보니 100만 원은 우습게 넘길게 분명했다.
"호구들을 많이 뽑아드셨네요..."라고 말하고 싶다.
뭔가 많이 써먹던 멘트의 느낌.
바로 대체자인
대학로의 대학병원에 예약했다.
(가게를 비우고 가야 하는 부담감에 취소할까 끝까지 고민했다.)
엑스레이도 구석구석 찍어달라고 했다.
6년 전 기록만 남아있어서
말 안 해도 찍어야 한다는 대답.
결과는?
많이 썩었다고 신경까지
드러내야 한다고 했던 이는 이상 없고
위쪽 어금니 충치만 간단히 치료하면 된다고 한다.
잇몸은 치주과로 바로 가라고 편지 써준다.
치주과에서는 잇몸도 스케일링만 하면 상태 좋다고 한다. 치실을 꼭 사용하라고 한다.
나 말고도 동네치과가 미심쩍어 온 분들이
꽤 많았다.
스케일링 예약과 치실도 샀다.
흔히 일어나는 우리의 삶이다.
우리는 삶에서 내가 결정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전문가라는 사람들, 매스컴, 카페에서 만나는 이웃집 철수 엄마가 결정하게 해서는 안된다.
만족도 나의 결정에서
후회도 나의 결정에서
일상의 귀찮음과 두려움 때문에
타인에게 인생의 선택권을 넘기는 순간
우리는 끌려다닌다. 돈도 날린다.
조언을 구하거나 진료, 상담은 가능하지만
판단과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판단과 선택을 위한 데이터 수집은 꼼꼼히
맛집 리뷰는 꼼꼼히 살피면서 왜 더 중요한 일들은
데이터 수집을 하지 않는가?
식당 창업할 때 프랜차이즈나 컨설팅업체에게 속아 평생 모은 퇴직금 날린다. 주체적 시장조사, 메뉴 개발 등과 같은 본인만이 만들 수 있는 핵심역량 계발은 하지 않는다. 귀찮고 돈만 벌고 싶어서다.
누구 탓?
아이의 성적은 올리고 싶지만 아이의 심리, 적성,
현재 실력은 파악하지 않는다. 귀찮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한 단계의 학습이 아니라 남에게 있어 보이는 뽐내기 형태의 학습을 시킨다.
성적이 안 오르면 누구탓?
탓해도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
책임을 지더라도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한 뒤에.
6가지 질문을 거치면
현재 상태를 객관화시켜 목적을 이루기 위한
선택지가 보인다.
치료를 받거나 법률 조언과 같이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면
대가를 치르더라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인생의 많은 문제들은 비용관리를 못해서
벌어지는 돈에 얽힌 문제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자신의 상태를 객관화하는 연습을 하자.
나의 상태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연습.
나의 감정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연습.
내 인생의 리더가 내가 되는 첫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