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MRI 촬영으로
선천성 퇴행성 디스크 협착증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확한 명칭은 기억나지 않는다.)
근육이 뭉쳐서 신경을 누르게 되면 통증이
찾아올 거라고 했다.
딱히 치료법은 없고 계속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근육이 뭉치는 걸 최대한 자주 풀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통증이 시작하면 삶의 의지를 상실 정도로 아프다.
걷지도 못하고 절뚝거린다.
누워도 걸어도 앉아도 통증은 멈추지 않는다.
2-3개월마다 한 번씩 찾아와 2-3주 동안 치료를 받으며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특히나 비가 계속 내리는 상황이 되면 치료를 받아도 계속 아프다.
어른들이 비 오면 관절이 아프고 근육이 쑤신다는 말을 이제는 이해한다.
아픔은 나의 무기력함을 깨닫게 한다.
내가 이토록 나약한 존재였다니...
아파도 장을 봐야 하고 주문을 받고 조리도 해야 한다.
아파도 설교를 해야 하고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예배 인도를 해야 한다.
아파도 아이들을 데리러 유치원에 가야 하고 목욕을 시켜야 한다.
아플 때 비로소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누른다.
산다는 일이 고통으로 가득한지 미처 알지 못했다.
아플 때 비로소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된다.
아주 작은 자극에도
너무 아프다.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상황에도
주저앉고 싶다.
건강은 모든 열정과 비전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었다.
건강이 나를 미소 짓게 하는 기쁨의 시작이었다.
건강이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잔인했던 7월을 보내며
그동안 나를 견뎌준 몸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