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환 교수님이 쓴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내면소통’을 밑줄까지 그어 가며 열심히 읽었다. ‘존투운동, 명상(자기 긍정, 타인 긍정)을 통해 마음근력 훈련을 하자’라고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왠지 책을 읽기 전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멋진 나, 그래 자기 긍정, 타인 긍정이야’
책을 다 읽고 주차장에 가서 차를 빼려는데 내 차를 딱 막고 이중주차한 차가 있다. 전화를 여러 번 했는데도 받지 않는다. 주차한 곳이 공공기관인지라 해당 기관에 전화를 해서 차에 적힌 전화번호로 직원을 조회하여 직접 연락을 해 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개인 차량과 개인 휴대전화 번호는 갖고 있지 않아 업무용 차량번호나 업무폰이 아니면 조회가 어렵다고 한다.
짜증이 나서 계속 차주에게 전화를 하는데 ‘나중에 전화드려도 될까요?’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문자로 이중주차 때문이라고 하니 N으로 해두었는데 안 밀리냐고 한다. (머릿속으로는 너님) 차 앞뒤로 다 막혀있어 밀 수 없다고 하니 6시에 빼 주겠다고 한다. 그래 딱 15분만 더 기다려주겠다. 차 안에서 기다리는데 6시 정각이 돼도 나타나질 않는다. 분노에 휩싸여 전화를 했더니 또 전화를 안 받는다.
‘내가 6시까지는 기다려 준다’고 기껏 참아왔는데 또 전화를 안 받자 더욱더 화가 났다. 6시 5분쯤 서두르는 기색 없이 느릿느릿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너무나 평범한 30대가량 여자... 미안해하는 제스처도 없이 차에 타더니 바로 출발하지 않고 차에 그냥 앉아 있다. 인류애 상실 타인긍정이고 뭐고 못 참겠다. 당장 차를 빼라고 빵빵거렸다. 그 차가 비키자마자 화난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 “부앙”소리를 내면서 거칠게 운전을 했다.
이중주차를 하고도 전화도 안 받고 남의 시간을 뺏고도 자신이 뭘 잘못한 지 모르는 듯한 태도가 너무 화가 난다. 문제는 ‘이런 사람 때문에 내가 화가 났구나’로 그치지 않고 내면소통 책을 공부하듯 읽었는데도 타인긍정, 자기 긍정이 안된다는 것에 실망하고 스스로가 싫어지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글로 꺼내 쓸 수 있을 정도로 감정이 숙성이 된 모양이다. 내면소통을 하고 싶다. 언젠가는 꼭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