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쿠팡 로켓배송으로 물건을 주문했는데 배송예정일이 다음날인 일요일이다. 주문 한 지 하루 만에 배송되는 것은 좋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휴일에 일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다.
‘택배가 빨리 오는 건 좋다’, ‘근로자가 휴일에 일하는 것은 싫다’
위 두 문장은 양립할 수가 없다. 내가 주문한 품목은 화장품과 만년필 잉크로 배송이 엄청 급한 물건도 아니었다.
휴일 근로 임금은 8시간 이내의 경우 통상 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하도록 되어 있고 8시간 초과 시에는 통상 임금의 100분의 100을 가산하도록 되어 있으니 쿠팡과 근로자 모두 윈윈일 거라고 넘어가고 싶지만 쿠팡 물류센터 직원 및 배송기사가 과로사했다는 기사를 봤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문화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편리할지 몰라도 누군가의 착취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이 무겁다.
‘어쩌다 어른’이라는 TV 프로그램에 허태균 교수님이 나와 한국인의 특성으로 '복합유연성'에 대해 말씀하는 것을 보았다.
한국인은 서로 상충하는 두 가지 모두 가지려 하기 때문에,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못한다고 한다. 짬뽕과 짜장 중 한 개를 선택하면 될 텐데 짬뽕과 짜장 둘 다 먹고 싶어서 짬짜면이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짬짜면을 먹어보았다면 온전한 짬뽕 한 개나 짜장면 한 개가 더 맛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