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

 #브런치작가 #글쓰기

쓰는 사람이 된 이유

작은 성취나 좋았던 일을 글로 적어봤자 별 것도 아닌 것을 자랑하는 재미없는 글이 되기 쉽다.(물론 엄청난 필력으로 멋진 글을 쓰는 경우도 꽤 있지만, 그러니까 그 책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열받는 일, 억울한 일을 글로 쓰면 오히려 공감을 얻기도 쉽고 읽는 사람에게 위로를 주기도 한다. 쓰는 사람에게 불행은 글감이 된다.

머릿속에 잡생각이 너무 많다. 자기 검열(회사에서 1인분은 해내고 있는지, 내가 말이 너무 없지는 않았나, 업무 중 실수한 것), 인간관계(OO 왜 이렇게 무례한지, OO의 말을 듣고 내 기분이 왜 나빠졌지, OO이 나한테 하는 말도 아니고 △△에게 한 말인데 왜 내가 거슬리지) 등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정리되지 않은 감정과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이 정리가 된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해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회사에서 기분 나빴던 사소한 일도(물론 그 당시에는 결코 사소하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글로 쓰다 보면 그다지 별 일도 아닌 것 같고, 지적하는 스스로가 오히려 좀스럽고 구차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기록을 통해 그 당시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목표를 세웠는지도 알 수 있다. 기록한 내용을 보면서 현재 달라진 상황이 있으면 옆에 적고(적을 때는 힘들어서 적은 것인데 지금 와서 보면 해결된 것이 대부분이다), 목표를 달성한 것을 보면 체크하는데 성취감이 느껴진다. 예전에는 고민이라고 적었던 것이, 그것을 읽지 않았다면 기억도 못했을 거라는 점에서, 지금하는 고민도 나중에는 별 거 아닐 거라고 생각해 본다.

쓴 것을 공유하기(브런치 작가 되기)

(자랑 맞는데) 글을 딱 하나만 첨부하고 신청했는데 첫 시도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글 주제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 중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적기만 한다면 일기장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글은 한 개만 첨부했지만 앞으로 글을 계속 써서 책을 만든다고 생각하고, 대략적인 챕터 구성을 적어두었던 것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신청 양식에 작가소개를 300자 이내로 적도록 되어 있는데 ‘나는 이런저런 사람이다’라고 문단으로 길게 적지 않고, 간단하게 아래와 같이 적었다.

-10년 차 경찰관, 지역경찰 교대근무자

-내향형 인간

-멍뭉이(대형견) 엄마

-딩크족

-샤이 페미니스트

-현 플렉시테리언/ 전 페스코

-현 미니멀리스트/ 전 쇼핑귀신

형식에 큰 제약을 없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만 알려주면 괜찮은 것 같다.

활동 중인 SNS나 홈페이지가 있는지도 묻는데 (SNS가 있으면 유리할 거라는 블로그도 봤다) SNS가 없는데도 통과한 걸 보면 필수는 아닌가 보다.

브런치 작가 신청 접수를 일요일에 했는데 결과는 화요일에 받았다. 5일 이내 결과를 알려준다고 하는데 하루 만에 결과를 받았다는 분도 꽤 많은 것 같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내 글을 ‘라이킷’하거나 ‘구독’하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 좋다. 어딘가의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공감해 준다고 생각하면 어쩐지 응원받는 마음이다. 음, 부작용은 조회수에 연연하게 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