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를 다르게 생각하면 특별해진다.
크리에이터에게 창작에 필요한 연료는 어디서 올까? 특별한 여행에서도 올 수 있다. 색다른 풍경과 문화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매일 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평소에 창작에 필요한 연료를 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의 탄생'에서 관찰 부분을 읽고 나서 사물을 보는 관점이 많이 바뀌었다. 관찰에는 보는 것뿐만 아니라 향, 맛, 질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찰할 수 있다. 그래서 관찰을 할 때 구체적인 관점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평소에 익숙했던 것들이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관찰의 힘은 사진에서 매우 강력하게 작용한다. 사진은 보이는 것을 찍는다. 평범한 관점은 평범한 사진을 만들고 새로운 관점은 새로운 사진을 만든다. 이렇게 새로운 관점으로 평소를 다르게 본다면 사진뿐만 아니라 글, 그림, 영상, 대화 등등에서 다채로운 연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카피라이터 유병욱 씨는 이런 평소에서 얻은 연료로 색다른 카피들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아는 ABC마트, e 편한 세상, 시디즈 도 그의 카피가 묻어있다. 그리고 그는 평소에서 얻은 이야기로 책 '평소의 발견'이라는 책으로 엮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2가지를 나누고 싶다.
"뭔가를 복잡하게 말하는 사람은, 그것을 모르고 있을 확률이 높다."
첫 번째는 이해와 관련된 내용이다. 사진을 알려달라는 사람이 종종 생긴다. 그러면 나름 쉽게 설명해주려 하지만 대부부 실패한다. 나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완전한 이해는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킬 때 완성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아직 부족하다. 이런 경험이 있던 나에게 '평소의 발견'에서 위의 문장은 나를 반성시켰다.
이런 이해의 반성은 내 사진으로까지 번져나갔다. 내가 촬영하는 대부분의 사진은 광고 사진이다. 그렇다면 내 사진은 이해하기 쉬운 사진일까?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광고사진은 경쟁과 빠른 흐름 속에서 원하는 메시지를 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강남역을 걸어가다 보면 수많은 사진을 볼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경쟁에서도 내 사진이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이런 경쟁에서 이겨 시선을 잡아도 고객은 한가하지 않다.
광고는 누구도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주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사진은 복잡하면 안 된다. 그래서 촬영 과정에서 촬영 목적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그래야 복잡하지 않은 사진이 나오고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는 사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된다. 글쓰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조언은 '쉽게 써라'라는 것이다.
전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표현에 관한 내용이다. 운전을 하다 보면 앞 차가 왜 저러나 싶은 때가 있다. 주춤주춤 하고 앞으로 가지를 않는다. 그러다 옆쪽에 있는 가게로 들어간다. 깜빡이를 켜주면 뒤차는 앞차가 옆으로 빠질 것이구나 라고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무런 신호를 주지 않으면 뒤차는 알 수 없다. 이처럼 깜빡이를 전하지 않으면 뒤차에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이런 인사이트는 인간관계에서도 자주 느껴진다. 특히 연인 사이에서 빈도가 높은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왜, 내 마음을 몰라?"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테니 말이다. 말하지 않았는데 원하는 선물 사주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러 가는 기대를 한다. 그런데 이건 눈치로는 한계가 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
이렇게 평소에서 얻은 연료로 책을 엮다 보니 공감이 잘 된다. 그래서 내 평소의 삶에서도 공감을 많이 했다. 특별하거나 색다른 이야기는 신기하긴 하지만 공감은 어렵다. 비슷한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그래서 평소에서 얻은 연료로 다양한 창작을 한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색다른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색다름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색다름과 공감을 주는 평소를 색다르게 볼 수 있다면 평범한 일상은 최고의 연료 공급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