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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O Dec 03. 2019

롱런하는 크리에이터의 비밀

장수하는 프리랜서

균형은 내가 많은 촬영을 겪고나서 얻은 크리에이터의 덕목이다. 촬영장에서 자신감은 중요하다. 자신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은 과제 수행능력을 높여주는 '자기 효능감'을 만든다.


이 자기 효능감은 변수가 난무하는 촬영장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촬영 현장에서 상황이 갑자기 변해도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믿음이 없다면 멘탈이 나가 버린다. 그러나 운으로 터진 결과를 잘못 해석해서 자신감의 방향이 어긋나면 독이 된다. 이렇게 믿음에도 균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균형을 무의식적으로 시소처럼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쪽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사진을 찍다 보면 균형은 양쪽에 두 개가 아니었다. 촬영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균형은 촬영 장비, 클라이언트, 스타일리스트, 스케줄 등등 한두 개가 아니다.


많은 촬영에서 얻은 크리에이터 덕목인 균형은 맥락에 따라 변한다. 이렇게 다양한 균형에도 프리랜서를 꿈꾸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도움이 되는 균형을 선물해준 책이 있다. 책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에서 깊은 통찰을 주는 균형 2가지를 소개하고 싶다.


15초 안에 자신의 철학을 말할 수 있는가?


책과 영화, 그림, 음악과 같은 문화예술작품들도 소비자가 있어야 생명력을 가지다는 점에서 제품과 다르지 않다. 새로운 상품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누군가에 의해 탄생한 창작물이라는 점에서 그것들 역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


첫 번째 균형점은 포지셔닝이다. 품질을 높여도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내 것보다 허접해 보여도 잘 팔리는 작품이 있다. 이게 크리에이터에게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이유다.


포지셔닝은 '당신의 작품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이가'이다. 그리고 함께 맞물려서 돌아가야 하는 게 있다. 패키징과 피칭이다.


패키징은 '그것을 무엇으로 보이게 만드는가'와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가'를 의미한다.
피칭은 곧 판매로서 '프로젝트를 어떻게 묘사하는가'와 '목표 대상에게 무엇을 제공하는가'를 말한다.

미디어, 예술 시장에는 흥행에 영향력을 주는 '게이트 키퍼'가 있다. 최근에 SNS의 파급력으로 과거보다 게이트 키퍼의 힘은 약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미디어, 예술 시장에서 게이트 키퍼의 힘은 막강하다.

미술관에 작품을 전시하고 싶으면 큐레이터라는 게이트 키퍼를 설득시켜야 한다. 게이트 키퍼에게 포지셔닝과 패키징 그리고 피칭으로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를 얻어 게이트 키퍼를 만난다면 나는 설득할 수 있을까?


프리랜서 활동을 하면서 여러 번 기회를 만났다. 우연한 모임에서 뜻밖에 촬영 의뢰를 받은 적도 있고 친한 형을 찍어주다가 촬영 의뢰를 받기도 했다.


돌이켜보니 기회를 놓쳤던 적도 많았다. 문제는 그 순간 준비가 되었는가이다. 짧게 만난 게이트 키퍼에게 설득할 포지셔닝이 부족했다.


그때 당시에는 사진만 잘 찍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이 생각은 포지셔닝에서 큰 불균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잘 찍는 건 기본이다. 기본 다음에 포지셔닝이다.


처음에는 공짜로 팔아라


처음 프리랜서를 시작하고 사진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주관적으로 '이 정도는 받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는 설득력이 없었다. 그리고 이 가격 책정의 문제는 프리랜서를 접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당신의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 작품이 존재하는지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들어본 적도 없고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의 맛을 어찌 알겠는가?

객관적인 고객 입장으로 본다면 나는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었다. 게다가 사진 전공생도 아니었고 초면이다.


먼저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그런데 홍보에 투자할 돈은 부족하다. (사실 프리랜서를 시작할 때 마케팅 비용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증거를 제시한다고 해도 크리에이터로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어낸 작품을 싼 가격에 판다는 것은 여전히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책은 롱런하는 작품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테디셀러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넓게 멀리 보라는 것이다.

당신이 만들어낸 작품이 당신에게는 삶의 중심이겠지만 타인들에게는 하나의 옵션일 뿐이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그들은 당신의 작품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 영리한 크리에이터라면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고 고객에게 가능한 한 쉽고 불편함 없도록 만들고 다가가는 데 집중할 줄 안다.
인사이트 융단폭격을 맞았다.


블랙홀을 건너고 있는 크리에이터


책 제목이 너무 길어서 추천해줄 때마다 조금씩 틀린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에 와 닿을 수 없다. 창작은 고달프고 외롭다. 그 과정이 블랙홀 같다. 그리고 지금도 다시 프리랜서를 꿈꾸며 블랙홀을 건너고 있다. 


그 블랙홀을 건너는 와중에 친절한 안내서 같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책에는 다양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안내서는 어디까지나 안내서이다.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기본 안내서를 바탕으로 여러분만에 안내서를 만들면 좋겠다.


군대에서 행군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군장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걷는 동안 굉장히 불편하고 피곤합니다. 프리랜서도 마찬가지로 균형을 잘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멀리 갑니다.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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