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추억을 담은...
까토가 태어나고 처음 맞이하는 홀로 자는 밤.
지금껏 한 번도 떨어져 자본 적이 없었는데,
동생들이 태어나면 병원에 조리원 등등으로 엄마와 떨어져야 자야 하는 일이 생길 테니
이제 슬슬 연습도 시킬 겸 서울 부모님 댁에 가서 도전해 보라 했는데,
여차저차 지쳐 쓰러질 때까지 버티다 결국 유모차를 타고 잠에 들어서
새벽 5시까지 깨지 않고 잤다고 한다.
덕분에 나는 아주 오랜만에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려고 했으나,
이사 갈 준비에 이것저것 알아보기가 바빴었네.
그리고 새벽 6시가 되지 않아 일어나서는
7시에 오픈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장호원으로 드라이브 겸 복숭아를 사러 출발!
어떤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가볼까 하다,
요즘 핫하다면 핫한 '코요태'의 노래를 선곡했다.
매일 등 하원 길 혹은 까토랑 다니는 드라이브에서는
우리가 듣고 싶은 곡을 들을 수 없으니...
날씨가 우중충한 데다 오락가락 빗방울이 있어서
창문을 열고 달리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듣는 옛날 감성 노래에 신이 나서 둠칫둠칫 달리는데
'만남'이라는 노래가 나오고,
흘러 흘러 시간 속에 묻힌데도
얼굴 맞댄 이대로 살 수만 있다면
죽어서도 행복한 비둘기처럼
그냥 지금 이대로 멈춰 서요
라는 가사가 나오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이 노래는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쯤,
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절에서 하는 여름캠프에 참여했을 때,
이 노래에 맞추어 진행한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때가 어렴풋이 생각나서 그런지,
그때의 어렸던 내가 생각나서 그런지,
그냥 눈에서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
옆에 있던 친구는 "연화"라는 이쁜 법명을 받았는데
나는 "지성"이라는 중성적이고 무난한 법명을 받아 아쉬워했던...
아직 해우소가 현대식으로 바뀌지 않아 혼자서 가기 무섭다며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갔던...
언니처럼 엄마처럼 챙겨주셨던 비구니 스님들,
그리고 친동생들처럼 이뻐해 주던 대학생 스태프 언니 오빠들,
지금은 얼굴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한여름밤의 그 덥지만 따뜻했던 희미한 기억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추억을 담은 노래에
몽글몽글 일렁이는 감정에
눈물이 차올랐던 게 아닐까.
당신에게는 어떤 음악이 그런 음악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