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Y Feb 03. 2020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

안정적으로 살기 위한 첫 번째 선택지 : 회사



걔는 좀... 걱정돼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나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불안하지 않게 살고자,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걸어가며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지만, 머무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길들을 6년 정도 걸어왔다.
 
퇴사도 많이 했고 입사도 많이 했다.
정말 그 누구보다 많이 했다.
 
계속해서 퇴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가장 먼저는 나, 그리고 부모님이 바라는 대로 그다음으로는 주변 사람들이 바라는 대로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다. 그렇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선택지가 회사였다.


안정적인 삶의 주춧돌이 되어줄 금전적 안정 그리고 앞으로의 삶과 생계를 책임져줄 회사의 안정성.

하지만, 그런 것들이 결코 모두에게 삶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을 입사와 퇴사를 계속해서 반복하면서 느지막이 깨달았다.


그리고, 그것을 깨달을 즈음 나라는 사람은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있었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고, 하루하루 컨디션 조차 예상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몸이 아파 무너져 내리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시선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며, 그에 따른 나의 행동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등 자존감이 낮아지는 스스로를 마주하며 미워하기 시작했다.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나를, 누군가는 도전적으로, 누군가는 끈기 없는 사람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나는 도전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지만, 매사 도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님에 있어서 끈기 없는 사람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정말 하고자 하는 것을 추구함에 있어 끈기 없는 사람도 아니었다.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고자 노력했기에 누구보다 많은 입사와 퇴사를 반복했다.

퇴사를 할 때마다 이곳은 나와의 다름을 좁힐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맞는 회사를 찾아다니기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나랑 맞는 회사를 고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회사 자체가 내 길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한 것은 마지막 퇴사를 2달 앞둔 시점이었다.


마지막 퇴사를 앞두었을 때, 회사라는 선택지를 잠시 지워두고,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기 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로 결심했다.

 
퇴근 후 술로 스스로를 달래는 삶도
충동적인 선택을 하며 후회하는 삶도

아닌 걸 알면서도 합리화하며 맞춰가는 삶도 그만하고 싶어 졌다.


마지막 퇴사를 결정하기 전날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젠 정말 내 삶이 끝이 날지도 모르겠구나."
 
그리고 다음날 퇴사를 결정하며 이런 생각을 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산다는 기준은 왜 생겼을까”
“나는 왜 그렇게 살지 않길 바라며 그렇게 살고 있을까”
 
머릿속을 맴도는 단어는 '부모님' 딱 하나뿐이었다.
 
걱정 끼쳐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은 마음,
보상하고 싶은 마음,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
 
하지만 이런 마음을 충족시키는 방법이 남들처럼 사는 거 하나뿐이라면 더 이상 난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일단, 살아보자”


불안해 보이고 걱정스러워 보이는 삶이 계속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준에서 웃을 수 있는 상황들을 만들어 나가면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항상, 집에 와서 짜증 내는 돈 잘 버는 사람보다, 집에 와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속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출발을 도전이라고 말하지만, 내겐 불안을 하나씩 내려놓기 위해 살고자 하는 삶의 목적인 생존이다.


불안으로 가득 찬 삶, 스스로를 불안하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해서 미안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