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찾기 보다 비우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날은 당신이 태어난 날과 그 이유를 알게된 날입니다.
톰소여의 여행을 쓴 작가 Mark Twain이 한 말이다.
우연치 않게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 0.1234초 정도 생각해봤다.
태어난 날이 중요한 날인 건 알겠는데 그 이유를 알게된 날은 오지 않아서 난 아직 삶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삶의 중요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삶으로 인해 내가 가진 삶의 이유를 부정하고 있는 것일까?
심오한 듯한 질문이었지만, 생각하는 시간은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삶의 이유가 가져다 주는것 또한 결국 나를 가두는 프레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머지 않아 전혀 다른 곳에서 폭발했다.
불안과 우울함이 커지고 모든걸 내려놓고 싶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떠난 ‘인도'라는 여행지
그곳에서 난 '삶의 이유를 알게된 날'이 왜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인도라는 곳을 여행하게 되었을 때, 나의 감정 상태는 삶에 대한 회의로 가득차 있었고 머리 속 생각과 삶의 방향은 죽음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었다.
아무 생각 없이 향한 곳에서 난 먼저, 여행의 이유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여행의 이유는 곧 삶의 이유로 이어졌으며, 나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던 감정이 폭발하게 되어버리는 트리거가 되었다.
내가 여행에서 내려놓고 싶었던 것은 그저 모두가 그렇든 삶을 살아가며 겪는 다소 무거운 마음들인줄만 알았는데, 내가 짊어진 무게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나름 잘 비우고 있다고 생각했던 마음들은 마음 한구석 겹겹이 쌓여있었고, 쌓여있던 응어리들은 한겹 한겹 풀어헤쳐지며 갑작스레 설움에 복받쳐 눈물과 함께 터져나왔다.
인도를 향하기 전 내 머리속을 채우고 있었던 한가지는 그저 "살고싶지 않다."였다.
하지만, 갑자기 복받친 설움의 이유는 “살고 싶은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음"이었다.
그 말은 즉 어떠한 것도 내 삶의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을 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음이었을 것이다.
미친듯이 비가 내리는 창문을 바라보며 펑펑 울고 더 이상 흘릴 눈물이 없을 때쯤 비와 함께 눈물은 멈췄다.
죽음을 마주하며, 깨달은 값진 삶에 대한 고찰은 삶의 이유는 잘 살기위해 필요한게 아니라 삶이 끝에 달했을 때, 삶을 살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니체는 말했다. “삶의 이유를 아는 사람은 어떠한 것도 견뎌낼 수 있다”
살고 싶지 않은 이유 혹은 죽고 싶은 이유가 많아지는 것은 내가 아프다는 것이며, 사람은 살아야할 이유를 찾지 못할 때 비로소 죽음을 찾는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무언가에 대한 그만둠을 선택하지 못해 삶을 그만두길 선택하는 이들에게 항상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삶의 이유를 찾는 방법은 찾아 나서는 방법뿐 아니라 날 살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버리는 방법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렇게 찾는 삶의 여유는 삶의 이유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