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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Feb 22. 2020

스토리 쓰기 막막할 때 할 일

한 번에 써지는 스토리는 없습니다. 

시작은 빠르게, 완성은 충분하게 합니다.


스토리도 결국 글쓰기입니다.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하는 글쓰기죠. 플랜브로의 일 특성상 글을 쓸 일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크라우드펀딩 스토리 작업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글쓰기 중 하나입니다. 메이커분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제품에 얽힌 사연들을 듣다 보면, 그분들에게 이 제품이 가지는 의미와 펀딩 프로젝트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펀딩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렇게 쓰면 좋은 글이 나온다'라고 알려드리고 싶은데,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그런 방법은 찾지 못했습니다. 대신 제가 스토리 쓰기가 막막할 때, 힌트를 얻는 방법들을 좀 소개할까 합니다. 


1. 다시 스터디로 돌아가기.


아예 시작조차 못했다면, 스터디가 부족할 확률이 큽니다. 글 전체에 녹여낼 우리 브랜드의 메시지가 너무 약하거나 좁은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땐 다시 스터디 단계로 돌아가, 기존의 대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불편 메시지를 돌아봅니다. 사용자들의 부정적 단어들 속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습니다. 너무 비싸다, 쓰기가 어렵다, 애물단지가 됐다 등의 말들이 왜 나오게 됐는지, 우린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2. 전문 카피라이터의 글 파고들기.


국내 / 국외 카피라이터들이 쓴 글들을 읽고, 그 카피를 지금 내 제품에 적용해봅니다. 정말 잘 쓴 카피들은 사람들의 감정과 반응, 행동을 유발합니다. 대부분의 행동은 구매/다운로드/기부/구독 등으로 비슷하니, 우리는 감정과 반응에 집중해봅니다. 내가 만든 제품과 비슷한 감정과 행동을 유발하는 카피들을 유심히 보고, 이 글이 나오기까지 저 카피라이터가 거쳤을 생각들을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이동할 때 해보면 좋은 방법입니다. 


3. 투자자 입장에서 질문하기.


스스로 투자자가 되어 질문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내 제품이 공개되었을 때 서포터들이 할 만한 질문을 나열하고,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적어봅니다. 이 중 가장 핵심이 될만한 사항들은 모두 스토리에 녹이고, QnA파트에서 간단명료하게 한 번 더 짚어줍니다. 어차피 사람을 설득시키는 과정에는, 그들의 의문을 인정으로 바꾸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의 강점과 약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대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리워드를 수정하기도 합니다. 


한 번에 술술 써지는 스토리는 없습니다. 논리적 흐름을 잡아 간단하게 뼈대만 완성하고, 꾸준한 스터디와 읽는 사람을 위한 배려를 기반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것 외에 스토리를 잘 쓰는 비법 같은 건 없습니다. 일단 한 줄 한 줄 써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작은 빠르게, 완성은 충분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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