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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랜브로 박상훈 Apr 23. 2023

자기 계발이 돈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내 의지로 시작하는 것들만 결제하세요! 

'이게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마음이 어디에서 시작됐는가' 


시작점이 '나'인 자기 계발 콘텐츠를 결제하면 후회가 적습니다. 내가 정한 목표를 이루는데 이 강의의 어떤 내용이 도움이 되는가. 내가 설계한 내 미래 모습에 다가가는데 이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가 정말 필요한가. 결제하기 전에 이걸 먼저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여기 온라인에서 우연히 발견한 글쓰기 강의를 결제한 두 사람 A, B가 있습니다. 둘 다 똑같은 금액의 글쓰기 강의를 결제했는데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어느 쪽이 강의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요? 



A.

나는 지금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5년 뒤에는 나의 디자인 에이전시를 차릴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만 잘해서는 안 되겠지. 수많은 디자인 에이전시 중에서 내 회사를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해. 그래야 클라이언트를 설득할 수 있을 테니까. 똑똑한 커뮤니케이션을 핵심 역량으로 키워보면 어떨까? 모든 디자인의 의도를 '글'로 설명할 수 있는 디자인 회사가 되는 거야. 클라이언트의 의뢰도 결국 말이나 글일 테니까. 의뢰에 숨겨진 의도를 똑똑하게 파악하고, '예쁜' 디자인이 아니라 '예쁘면서도 메시지가 명확한' 디자인을 하는 회사가 되는 거지. 내 채널에 내가 직접 쓴 글을 발행해 두는 것도 좋겠다. 디자인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디자인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쓴다면 나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도 더 커지지 않을까? 마침 여기 글쓰기 강의가 있네? 목차를 보니까 실무에 가까우면서도 신선한 내용인 것 같아. 이건 결제해도 충분히 제값을 하겠다. 결제해야지.


2. 

요즘은 직장인들도 자기 계발은 필수인데… 뭘 해야 좋을까? 유튜브로 부자 된 사람들 보니까 책 읽고 글 쓰는 능력이 엄청 중요하다던데. 나도 그걸 잘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까? 오 뭐야? 하루 30분 글쓰기 스킬 배우면  월 300 버는 부업이 가능하다고? 이 사람은 이 기술로 월 1,000만 원을 벌었다고? 와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후기도 다 좋다는 것뿐이네.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기술이 있는걸 왜 나만 몰랐지? 당장 결제해야지. 이제 나도 또 다른 월급이 생기겠지? 월 300 더 벌면 뭐 하지? 



차이가 느껴지시죠? A는 자신의 미래 설계 안에서 강의를 골랐습니다. B는 판매자가 던진 막연한 환상(이것만 배우면 월 300은 벌어요!)에 혹해 강의를 골랐습니다. 조금 과장하긴 했지만 실제로 B처럼 자기 계발 콘텐츠를 결제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둘 중 누가 강의를 끝까지 들을 확률이 높을까요? 누가 강의 속 내용을 더 알차게 활용해 볼 수 있을까요? 


'강의를 고르는 안목'도 A와 B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충분한 무료 콘텐츠를 경험해 본 A는 강의의 목차만 봐도 강사의 내공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웬만한 글쓰기 기술은 무료로도 다 배울 수 있습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만 가도 훌륭한 책들이 책장에 가득합니다. 검색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유튜브에도 좋은 영상들이 넘쳐납니다. 이런 콘텐츠들을 이미 경험해 본 A는 강사의 유명세만 보고 강의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판매자의 달콤한 말에 쉽게 현혹되지도 않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이게 정말 돈을 쓸 가치가 있는 강의인가'를 판단하죠.


B는 조금만 눈을 돌려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무료 콘텐츠들조차 경험해보지 않습니다. 그 무료 콘텐츠는 '월 300을 더 벌게 해 주겠다'라고 말하지 않으니까요. 애초에 글쓰기가 나에게 필요하긴 한 건지, 왜 나에게 중요한지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콘텐츠 경험 자체가 많지 않으니 강의를 보는 안목도 떨어집니다. 강사의 글쓰기 내공보다는 '월 300 더 벌게 해주는 기술'이라는 수식어를 보고 강의를 구매합니다. 당연히 강의를 평가하는 기준도 '얼마나 빨리 월 300을 더 벌 수 있는가'가 됩니다. 여러분도 이미 알다시피, 글을 써서 수익을 올리려면 기술보다는 꾸준함이 더 필요합니다. B의 강의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B의 입장에서 이 강의는 돈 낭비가 됩니다.  



내 설계 안에 있는 자기 계발에
돈을 쓰세요!   


사람들은 다른 영역에 비해 자기 계발에 좀 더 쉽게 지갑을 엽니다. 소비가 아니라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자책, 강의, 세미나 등에 사용하는 돈에는 죄책감이 들지 않습니다. 결제하는 순간 이미 그 지식을 얻었다는 느낌이 들면서 뿌듯해지기까지 하죠. 정말 뿌듯해야 할 순간은 시간을 투자해 그 지식을 내 삶의 목표를 위한 자원으로 만든 순간이어야 하지만, 10초 만에 끝나는 결제라는 쾌락에 그런 생각이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판매자들은 이런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심리를 극대화하는 말들로 결제를 유도합니다. 내용이 부실한 콘텐츠일수록 내용을 강조하기보다 상대방의 환상을 강하게 자극합니다. 이 스킬만 잘 배우면 부수익을 월급만큼 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전자책만 읽으면 다이어트에 성공해 멋진 몸매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AI로 돈 버는 시대가 왔다면서 이걸 모르면 당신은 뒤쳐지는 거라고 말합니다. (정말 깊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함부로 하지 않습니다.) 이런 자극적인 말에 혹해 결제한 콘텐츠는 투자가 아니라 낭비가 됩니다.


이런 유혹에 쉽게 휘둘리지 않으려면 '나의 자기 계발'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히 알면 필요한 유료 콘텐츠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넘쳐납니다. 무엇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면 다양한 주제의 무료 콘텐츠들을 충분히 경험하는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굳이 처음부터 유료 콘텐츠를 소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정말 좋은 유료 콘텐츠의 저자, 강사, 크리에이터분들은 대부분 좋은 무료 콘텐츠들을 세상에 내놓았던 분들입니다. 그 분들의 무료 콘텐츠를 먼저 확인하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하는 투자에 약간의 현명함을 더해보세요. 큰 방향성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들에 투자해 보세요. 한 방향으로 설계된 여러분만의 자기 계발에는 그 어떤 돈 낭비도 없을 겁니다. 방향성 없이 떠도는 막연한 자기 계발보다 훨씬 빠르고 단단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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