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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너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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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거나 May 18. 2021

바깥 온도가 적당한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

5월 14일 날씨:엄청 더운 날


오늘은 봄 치고 조금, 아니 많이 기온이 높고 더웠습니다. 심지어 반팔, 반바지 차림에 겉에 점퍼 한 겹 더 입지 않고 밖에 나온 사람도 많았습니다. 기온은 30도로, 봄 기온 최고치 기록을 세운 것 같습니다. 지난해 겨울, 등굣길, 날씨가 춥습니다. 저는 길바닥을 밟으며 학교에 가면서 ‘여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 이런 추운 날씨보다 더운 날씨가 백 배, 아니 천 배는 더 낫지!’라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지난해 겨울에 그리던 더운 날씨가 찾아오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 너무 더워! 이런 더운 데서 어떻게 살아! 차라리 겨울이 낫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지난해 겨울에는 몇 달 전 여름에 너무 더워서 시원한 것만 찾아 헤맸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해 여름이 빨리 다시 오기를 바랐었는데, 막상 지난해 겨울 바랐던 그 날씨가 찾아오자, 지난해 겨울에 오늘 같은 날씨를 얼마나 바랐었는지 까먹고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느낌이 그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겨울에 얼마나 추웠나 떠올리지 못하고 지금의 더운 날씨에 대한 감정만 매우 정확히 떠올려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만, 저는 더운 게 추운 것보다 더 싫다고 느낍니다.
제가 사계절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원래 여름이었는데, 지금은 여름 날씨에 대해 불만만 입에서 나옵니다. 이런 날씨도 오래 가면 적응될 것 같습니다. 차라리 더운 날씨가 오래가서 더운 날씨에 적응되어 날씨가 더운 날의 그 끔찍함을 조금은 덜 느꼈으면 좋겠는데, 주말에 비가 와서 다시 기온이 또 도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러면 또 갑자기 더워졌을 때 적응하지 못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목이 마르다면서 울부짖을 게 뻔합니다. 그게 음료수든 물이든 탄산음료든 뭐든 마실 수 있는 거라면 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놀이터에서 몇 걸음 거리밖에 안 되는 경비실 2층을 네 시간 동안 다섯 번이나 들렀습니다. 그곳에는 커다란 정수기 하나가 있기 때문이죠. 저는 별다른 목표 없이 오직 물 때문에 힘겹게 계단을 올랐습니다. 펴기도 어려운 종이컵에 물을 담는 것조차 쉽지 않고, 둥근 컵 모양이 아닌 납작한 모양 컵이라 마시다가 몸 이곳저곳에 흘릴 게 안 봐도 뻔하지만, 계속해서 경비실을 찾게 됩니다. 봄이나 가을처럼 적당히 춥고 적당히 더운, 따뜻하고 시원한 날만 있었으면 정말이지 평생 오늘 같은 감정 느끼지 않고 살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책에서 사계절이 있는 나라는 복 받은 거라고 하는데 사계절 중 여름과 겨울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겨울은 더 간절히 사라졌으면 합니다. 물론 더운 것이 추운 것보다 더 낫다고 느끼는 저지만 추운 날에는 집에서 환기를 시킬 때, 그 긴 시간 동안 추위에 떨어야 하기 때문에 싫습니다. 그럼 여기서 저의 날씨 일기를 마칩니다. 보너스: 집은 더운 날에는 시원하고 추운 날에는 따뜻한 마법의 공간이자, 제가 원하는 봄과 가을만 있는 곳이라서 제가 좋아합니다. 오늘 같이 더운 날 친구들하고 같이 노는데 시원한 집과 정수기 냉수가 그리워져서 가기로 했던 시간보다 10분 일찍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동어반복과 뒤에 보너스는 빼라는 심사위원님이 충고 댓글이 달리자 왜 칭찬은 안 해주냐고 정말 삐진 나의 10세. 앞에 분명히 잘 적었는데 5글자는 있는데 너무  짧아서 못 봤나 보다. 이번 주 대면 수업해 주신다는데 대면 수업에 대한 기대보다는 토요일 아침부터 어디를 분주하게 가야 하는 게 집순이는 마음에 안 드나 보다. 그래도 일찍 시작하니 일찍 끝나서 다행이라고 하네. 그나저나 니 엄마는 한 달간 모셔둔 차를 또 끌고 가봐야겠네. 우리 둘 다 동네를 떠나지 않으니 6년 차 초보 운전이 늘 일이 없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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