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날이 더웠다. 예고 없이 온 여름이 싫었다. 드라이클리닝을 맡기지 않은 코트,서랍 속의아직 두꺼운 니트류와 기모 청바지가 더워진 날씨와 오버랩되었다. 읽고 싶지 않은 카톡 메시지 1처럼 겨울옷을 옷장에 계속 남겨두고 싶었지만 날은 너무나 더웠다. 내 의지를 날씨가 꺾었다.
사람들의 옷은 얇아졌고,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었다.
그리고 오늘 4월 16일을 맞았다.
세월호 8주년이다.
올해도 나는 1학년 우리 반 애들과 세월호 교육을 했다.
세월호의 노란 리본을 보고 금메달이 아니냐고 묻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도 세월호의 슬픔은 느껴졌는지
"얘들아, 슬프다 그치? 나 울뻔했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리고 기억을 꼭 하고 싶은지 배 이름이 무엇이냐고 잊지 않기 위해 계속 되묻는 아이, "진짜 있었던 일이에요?, 진짜요?"를 남발하는 아이와임형주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절로 나와 눈물을 아이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얼굴을 뒤로 돌리는 내가 있었다.
A4노란 색지로 리본을 만들어 원하는 아이들만 가방에 달아주었다.
매년 4월 16일이 되면 나는 아이들과 이 행사를 해 갈 것이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날, 그날이 4월 16일이 아니라 매일이 될까 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