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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거나 Apr 21. 2021

처음을 내딛는 용기

위를 봐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다. 해마다 특수교사 선생님께서 장애인을 이해하기 위한 실천 주간이라고 계획서를 보내주신다. 장애인 실천 주간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림책은 정진호 작가의 '위를 봐요!'이다. 림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책모임에서 읽어줬던 책이다. 이 책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이들에게는 얼마만큼 앗! 하고 다가갈지 모르나  행사 주간이기도 했고, 나는 이 책을 사랑하기에 정진호 작가의 '위를 봐요'를 읽어줬다.

 나도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면서 알게 되었지만 후천적인 장애가 90%라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수지도 가족 여행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잃게 된다.

베란다에서 사람들만 쳐다보는 수지

그런 수지는 베란다에서 지나가는 사람들만 쳐다본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수지에게 머리의 윗부분만 보이는 사람들은 미와 다를 바 없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사방 치기를 하는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있지만 수지에게는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검은 머리통만 있는 검은  점 같아 보이는 존재일 뿐이다.

그런 수지가 외친다. "내가 여기에 있어요. 아무라도 좋으니 위를 봐요!"라고

사실 수지의 외침이  큰 따옴표인지, 작은따옴표인지 모른다. 수지의 간절한 바람이 닿은 것인지, 수지의 큰 외침을 들은 것인지, 아의 호기심의 발로인지 모르나 그림과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 장면이다. 아이가 길바닥에 철퍼덕 누워버렸다. 수지는 개미처럼 보이는 사람이 아닌 온전한 사람을 볼 수 있게 된다. 그다음 이야기는? 직접 확인해보세요. 그런데 그림책의 가장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해서 정진호 작가에게 미안하다.

모여서 강연도 듣던 꿀같은 시절 ㅠㅠ

결혼도 처음이고, 아이를 낳는 것도 처음 이런 처음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처음이다. (결혼도 몇 번 더하면 더 좋을지는 알 수 없지만^^)

선택할 수 있는 처음에 나는 수지를 위해 철퍼덕 길바닥에 눕는 아이처럼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을까?

선한 걸음을 따라가는 것에만 익숙한 내가 과연? 이런 선한 처음이 많아지면 더욱 성숙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처음을 내딛기 힘들다. 비겁하지만 나의 10세에게 이런 엄마는 닮지 말고 너는 용기 있게 내디뎌 보라고 미루고 싶다.


이 책은 면지를 꼭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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