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북도슨트 임리나 Apr 20. 2021

달려! 인생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다

달려! 그림책 속에서 만난 인생

https://brunch.co.kr/@plange0821/87

어제 아무거나님 글을 읽고 아무거나님과 대화를 나누며 '사람이 변하는가?' 그리고 '교육으로 변하는가?'라는 얘기를 나누다가 <달려!>라는 책이 떠올랐다.

누가 오늘 같은 날이 오리라고 짐작이나 했을까?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왼쪽 페이지에는 넥타이를 매고 있는 나이든 흑인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 왜 넥타이를 매고 어디를 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미웠고 세상이 미워서  화가  있고 싸움만 일삼았다.

엄마는 배울 것이 많은 백인들이 다니는 학교에 넣었지만 흑인이기에 놀림을 받고 불량 소년이  채로 중학교에 진학한다.

그래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매번 친구와 싸워서 교장실에 불려가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새로운 교장이 오게 되는데  교장선생님은 권투 선수가 되고 싶은 거냐며 자기를 때려 보라고 한다.

물론 그런 말에 쉽사리 동요할 래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교장선생님의 집요한 설득에 결국 펀치를 날리게 되는데 교장 선생님은 권투 선수가 되고 싶냐며 다음  운동장으로 오라고 한다. 영문도 모른  운동장으로  래리.

교장선생님은 권투 선수가 되려면 무엇보다 호흡이 중요하므로 달리기를 하라고 한다.

반신반의한 채 달리기를 시작하는데 교장 선생님은

달리기는 넘치는 에너지를  정리해 준단다
아마 네가 싸움을 하지 않게   거다.
너는 써야  에너지가 많으니까  많이 달려야 .


라고 얘기해준다.


나도 아이를 처음 키울 때 아이의 '에너지'를 생각했었다. 어른과 달리 당장 '할 일'이 없는 아이들이 에너지를 어디에 쏟고 있느냐를 생각했다. 아이가 잠들지 못할 때는 에너지가 제대로 소비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움직이게 하려고 했고 아이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아이가 뛸 곳을 찾아 밖으로 다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교장 선생님의 생각에 공감이 된다.


권투 선수가 되고 싶다는 해리는 육상대회에 나가게 되고 연이어 상을 받는다. 그리고 마라톤에 나가는데 멋모르고 초반에 전속력으로 달려버린 탓에 30km구간에서 그만 달릴 힘이 없어지자 옆에 있던 노인이 마의 구간이라며 누구나 에너지가 고갈된다고 했다. 노인에게 무화과를 얻어 먹고 다시 달리기 시작해서 1등이 아니지만 완주를 했고 때로는 이기지 못해도 최선을 다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래리는 400m 선수로 몇년  활약을 했는데 교장 선생님은 운동을 평생 직업으로   없고 돈을 벌면 활용할  있는 법도 알아야 하니 공부를 하라고 한다.

래리는 수학 공부를 시작했고 대학에 진학해서 럭비팀에 들어갔지만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을  아내를 만난다. 막상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자 학교를 싫어했던 래리는 마음이 바뀌어 학교에 남아 교수가 되기로 결심한다.

가난한 흑인이 교수님이 된다는 건 래리가 스스로도 생각못한 일이었다.

그러나 교수로 몇 년이지나 래리는 교장 선생님이 되기 위해 교수를 그만둔다.

교장선생님이 되어 래리는  아이를 만난다. 아마도 그 아이는 래리의 어린 시절과 비슷한 아이가 아닐까  

네가 문제가 있다면 그건 자신이 가진 에너지로 뭘 해야할지 모르는 것일 뿐이야. 넘치는 에너지를 조절하는 법을 찾으면 돼.

내가 이 책이 감동적이었던 건 '좋은 선생님'을 만난 이야기라서가 아니다. 늘 예상치 못한 곳으로 흘러가서 결국에는 자신이 있던 자리에 교장 선생님이 되어 돌아오는 래리의 인생의 굴곡 때문이었다.

권투 선수가 되려했던 래리가 교장 선생님이 되기까지 무수히 지나왔던 인생의 변곡점들이 나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의 인생이 그러지 않을까 다  

이 책의 시작처럼 누가 알았을까? 가난한 흑인 아이가 교장 선생님이 되어 한 아이를 구하게 될 줄은....

그래서 나도 그렇지만 지금 지나고 있는 인생의 변곡점은 직선과 거리가  곡선처럼 보일지라도  끝은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지 않을까.

어쩌면 어린 아이로 지나오며 잊었던 그 길을 엄마로 다시 돌아가 조망하게  되는 게 교장 선생님이 된 래리의 심정이 아닐까.

인생이 직선이라 생각하고 좀처럼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패자처럼 생각한 적이 있기도 했는데 어찌 보면 그건 곡선이라서 그 끝이 조금 멀었거나 보이지 않았던 게 아닐까.

나는 지금 어느 변곡점을 지나고 있으며 어디에 도달하게 될까?

http://aladin.kr/p/6o2bf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살던 고향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