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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진 Feb 06. 2024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서평

김부장 편 - 회사가 전부인 삶의 끝을 보았다.


Sub 1. 회사가 전부인 삶


젊은 20대 첫 취업에 성공한 나는 나를 채용해 준 회사에 충성했다.

합격한 첫날에는 평생 이 회사에 한 몸 묻겠노라 다짐했다.

하지만 이 다짐은 10일을 가지 못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꼰대 상사가 즐비했고,

그들은 가이드라인보다는 몇십 년의 자신의 경험에 더 의지했다.

그렇게 사고가 나면 그 책임은 아랫사람의 몫이었다.

그렇게 회의감이 몰려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사회 초년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정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청년이었다.

나의 능력만으로 높은 곳으로 갈 수 있고, 내가 열심히 하면 위에서 알아주겠지 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이 책에 나오는 김 부장은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상사이다.

25년 차 직장인으로 보고서의 장인이라고 불리고, 한 번의 진급 누락도 없이 부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리고 전무님과 상무님의 라인을 타면서 든든한 뒷배도 만든 인물이다.

그러니 회사에서는 기세가 등등했고, 집에서도 자기만 잘난 아버지였다.


집에서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이다.

아들이 명문대를 나와서 대기업에 취합하는 길 외에는 용납 못하는 사람이었고,

아내에게는 집에서 조신하게 요리만 하길 바랐다.

그래서 항상 밥상 앞에서 소리만 치고 소통이라곤 하지 않았다.

그들의 생각을 들어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는 아내와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회의감을 느꼈던 회사에 적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서 내가 그렇게 싫어하던 상사와 비슷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새로 들어온 신입의 행동이 아니꼽고,

나 때는 안 저랬는데?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소름이 돋는다.

나는 안 그럴 줄 알았지만 그런 사람이 되었다.

이렇게 지속되다간 나도 김 부장이 되는 게 아닐까라는 의문이 든다.

나만 잘났고, 가족들의 소리도 못 듣는 그런 꼰대말이다.

이 책을 계기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보고자 한다.



Sub 2. 정리해고


잘 나가던 김 부장은 공장으로 좌천되었다.

주변의 소리를 듣지 않고 나만 잘났다고 하는 김 부장의 태도가 문제였다.

그가 믿었던 전무님과 상무님도 김 부장을 버렸다.

그는 공장으로 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밑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올라온다.

위에서 고여있는 탁한 물을 밀어내고 신선한 물을 수급하는 것이다.

그래야 조직은 고이지 않는다.

슬픈 말이지만 이게 현실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근현대사를 공부했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안다.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펴면서 우리나라가 어떤 치욕을 입었는지.

시기질투는 넣어두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할 것이다.



Sub 3. 은퇴 이후의 삶


결국 김 부장은 정리해고를 당했다.

자신이 없으면 안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회사는 멀쩡히 잘 돌아가고,

집에 누워서 보니, 아내는 재테크에 능통했고, 아들은 대기업 대신 창업을 하여 많은 돈을 벌고 있었다.

자신이 너무 고집불통이었다는 걸 깨닫는 김 부장이었다.


나는 은퇴로 떠나가는 상사를 많이 보았다.

회사에서는 수고했다며 푸짐한 선물과 시상까지 해준다.

당사자는 애써 웃어보지만 그 웃음 뒤에서 씁쓸함이 느껴진다.

그 이후 그의 삶을 나는 모른다.

하지만 평생직장은 없구나라고 느끼고, 내가 저 자리에 섰을 때 걱정이 가득하지 않게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만이 가득하다.


확실히 회사가 우리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상사도 밖으로 나가면 그냥 동네 아저씨다.

능력을 길러 회사가 아니더라도 먹고 살 기술이 있던가

위아래를 잘 아우를 수 있는 관리자가 되어 쓸모를 증명하던가

재테크를 잘해놓아 노후 걱정이 없던가

이게 아니라면 노후는 비참할 것으로 생각된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준비해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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