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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진 Feb 08. 2024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서평

송과장 편 - 재테크 책에서 배우는 인생 공부

 


Sub 1. 시간관리의 끝판왕


송 과장은 일도 잘하고 동료와도 잘 지내는 말 그대로 에이스이다.

그런 그는 김 부장과는 다르게 회사 일에만 몰두하지 않고 짬짬이 다른 공부를 한다.

바로 부동산.

그는 항상 다른 사람보다 일찍 출근하여 아침에 책과 신문을 읽는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은 집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주장하는 송 과장이다.

그는 주말에도 멍하니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임장을 다니며 끊임없이 정보를 수집하고 걷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임장은 최고의 운동이라고 한다.

공부도 하면서 운동도 하는 천재적인 발상이다.


부동산도 부동산이지만 나는 그의 시간관리 능력에 한 표를 던진다.

아침에 1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나만 해도 미라클 모닝, 새벽 운동 시도 안 해본 게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엔 1분이라도 더 자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만큼 나는 시간을 빡빡하게 쓰고 있지 않다.

그리고 한 가지에만 몰두하고 있지도 않다.


송 과장은 부동산 하나에만 몰두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임장을 다니고, 아침에 읽는 책과 뉴스를 즐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 조언에는 선의만 존재할 뿐이다.



Sub 2. 남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송 과장이 주변 동료와 사이가 좋은 이유는 그의 둥글둥글한 성격 덕이다.

누구를 모함하지도 않으며,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인물이다.

거기다 박학다식하니 주변에서 그를 만만히 보지 않는다.

이런 인물이 진심을 다해 자신의 개인사를 상담해 준다고 상상해 보라.

그에게 안 반할 인물이 있을까?

심지어 그의 조언을 따른 사람들은 모두 잘 풀렸다.


반대로 그의 조언을 무시하고 "네가 뭘 알아? 내가 더 잘 알아"라고 했던 꼰대 김 부장은 큰 낭패를 보았다.

이 에피소드에서 송 과장의 마음씨를 볼 수 있는 대목이 있다.

김 부장이 자신을 깔보는 듯한 말을 했음에도 그 매물과 관련된 정보나 이슈가 있으면 먼저 연락해 알렸다.

그리고 진심 어린 조언과 함께 안부를 묻는다.

진심에서 나오는 걱정 어린 안부이다.

여기서 나는 여느 책에서도 나오는 문장을 떠올렸다.

"먼저 배푸는 사람은 실패할 수 없다."

어떤 자기 개발서를 읽어 봐도 이 문장은 불변의 진리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나는 이 인사이트를 송 과장에게서도 얻어간다.



Sub 3. 주옥같은 문장


책에 소개하고 픈 구절이 있어 몇 개 가지고 왔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이 희미하지. 그건 유아기야.
정신을 차리고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는 시간은 청소년기인 거고.
점심을 먹는 시간. 이때는 뭔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돈을 벌어 즐길 수 있는 20대 후반 ~ 30대 중반이지.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오지 않나? 꾸벅꾸벅 졸면서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졸면 안 되는데, 하며 몽롱하게 꿈과 현실 사이를 헤매는 이때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시간이 지나서 어느 정도 잠이 깨고 오늘 뭐 했나 되돌아보는 시간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인 셈이지.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퇴근 시간이 되어 회사를 벗어나는 시기는 50대 중반.
퇴근하고 집에 갔는데 딱히 뭘 해야 할지는 모르겠고, 반겨주는 것은 강아지뿐이고, 손잡아주는 것은 리모컨뿐인 시간은 60대인 거야.


나의 하루를 복사해 놓은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걸 확대해서 인생 전체로 대입하다니, 감탄이 나왔다.

그리고 이걸 지도로 삼아 저 구간에 어떤 걸 준비해야 할지 대략적인 감도 잡았다.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구절이라 적어보았다.


"요즘 집값이 오르고 있어서 안 사면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것 같아서 집을 사려고요."
"이왕 그렇게 마음먹은 거면, 가난해지지 않기 위해서 보다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산다고 생각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구문이다.

똑같은 행동인데 한쪽은 부정적인 이고 한쪽은 긍정적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노력해 보자.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향기라고 해야 하나, 무엇가를 찾기 위해 시간을 전부 써버리잖아. 그런데 그 향기를 결국에는 찾지 못하는 것 같아. 정작 그 향기는 바로 자기 자신에게서 나고 있는데 그걸 몰라. 그걸 다른 곳이나 타인에게서 찾으려고 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나의 가치를 얼마나 잘 아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김 부장 같은 끊임없이 인정받기 위해 사는가?

정 대리처럼 끊임없이 보여주는 삶을 사는가?

아니면 송 과장처럼 자신의 인생을 사는가?


재테크 책에서 이런 철학적인 문장을 만날지는 상상도 못 했다.

김 부장과 정대리를 앞에 배치하고 막판에 이런 문장을 던지니,

정말 인생을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글을 읽은 독자님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다.

내 글 솜씨가 좀 더 뛰어났다면 좀 더 많은 인사이트를 전달해 드렸겠지만 아쉽게도 아니다.

그러니 꼭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책에서 오는 감동은 그 무엇도 따라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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