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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진 Feb 07. 2024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서평

정대리, 권사원편 - 흔하디 흔한 요즘 사람


Sub 1.  요즘 흔한 사람

 

인스타에서 핫한 베이커리 카페를 가본다.

여러 이쁜 빵과 케이크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중에서도 하얗고 까만 강아지 얼굴 모양으로 장식된 케이크와 요즘 핫한 소금빵을 집어 들었다.

점원이 내가 고른 빵의 가격을 찍는다.

'삑-' '삑-'

"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한잔 주세요."

'삑-'

"2만 1천5백 원입니다."

점원의 한마디에 너무 놀라 모두 환불할 뻔했다.

인스타에서 핫한 카페는 항상 비쌌지만 여긴 도를 넘었다.

그래도 경건한 마음으로 자리로 돌아와 빵을 썰면서 카페 분위기를 느껴본다.

통유리에서 오는 느낌이 마치 내가 온실 속의 화초가 된 느낌이다.

거기서 오는 감동과 함께 빵 한 조각을 입에 넣는다.

특별할 것 없는 소금빵이다.

주변이 시끌시끌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빵은 맛만 보고 사진을 찍기 바쁘다.

역시 인스타 광고는 믿을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나다.





요즘 사람들은 SNS에 자신을 드러내기 바쁘다.

좋은 차, 좋은 시계, 좋은 지갑, 좋은 옷, 좋은 친구들, 좋은 장소

나 이만큼 잘살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있지면 저만큼은 누리고 살아야 보통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옷을 사고, 모임에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치장을 한다.

나름의 품위유지인 셈이다.


이 책의 정 대리는 이런 사람이다.

새로 뽑은 BMW와 와인, 인스타를 좋아하는 재기발랄한 사람이다.

회사에서는 일을 잘하고, 연봉도 나쁘지 않게 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비싼 차, 비싼 시계, 이쁜 와이프, 정기적인 해외여행 등을 즐긴다.

한마디로 욜로의 끝이다.

이 책에서는 정 대리를 통해 욜로의 끝이 어떤 파멸을 불러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여담이지만 읽는 중에 정 대리와 내 모습이 겹쳐지면 온몸에 소름이 돋고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Sub 2. 요즘 흔한 초년생


보통 초년생은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처음 받는 그 어마어마한 돈에 압도되어 낭비하기가 쉽다.

생활비 20 ~ 30만 원으로 살던 내가 갑자기 200~300의 돈이 생기니 어쩔 줄을 몰랐던 기억이 있다.

그때 친구들에게 술도 사주고, 게임을 하겠다고 컴퓨터도 일시불로 샀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경제관념이었다.


여기 책에 나오는 권 사원에 비하면 나는 그냥 대학생 수준이었다.

권사원은 남들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해서 일도 곧 잘하지만, 성과를 뺏긴다는 둥 들쑥날쑥한 회사 생활에 의구심을 가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경제관념이 없는 남자친구와 신혼집 문제로 함께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까지 한다. 정말 어른스럽다.

소설 속의 인물이지만 30대가 나보다도 어른스럽다고 느꼈다.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국에는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그 용기에 많은 박수를 보내었다.


요즘 아이들은 유튜브라는 매체가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경제에 바삭하다.

나의 조카만 해도 벌써 재무제표를 보고 주식을 고른 다음 끝없이 보유한다.

사고팔고 하는 나보다 낫다. (*물론 직접 못 팔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믿고 싶다.ㅜ)

더 글로리에서 나온 명장면이다.

하도영의 딸이 "카카오 주식 사주세요~"라고 한 명장면이다.

넷플릭스에서 더 글로리를 보다가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Sub 3.  결과


그래서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한쪽은 노후가 탄탄한 삶을 이어가고 한쪽은 빚만 남았다.

누군 조삼모사(朝三暮四)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돈 벌 능력이 없어졌을 때는 어떻게 삶을 이어갈 것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에피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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